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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갈매기의 지리산 삼신봉(1,284m), 내삼신봉(1,354m) 단풍 산행기◈(2013. 10. 26. 토)|

부산갈매기88 2013. 10. 31. 13:05

◐산행지: 지리산 삼신봉(1,284m), 내삼신봉(1,354m)

♧산행 일시: 2013. 10. 26. 토. 갬

▶산행 참석자: 부산 백산산악회 회원 및 게스트 포함 21명(돌뫼, 청림, 가시버시 부부, 붉은노을, 영원한 부산, 정은, 흔적, 갈바람, 해월정, 형제, 부용, 은수, 민첩 거북이, 금호지 부부, 와석, 강만호,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청학동 탐방 안내소(11:00)-삼신봉(1,284m)(12:15)-내삼신봉(삼신산정, 1,354m)(13:20)-송정굴(1,306m)(13:39)-1,288봉-쇠통바위(1,271m)(14:02)-상불재(1,127m)(15:02)-불일폭포(16:20)-쌍계사(17:30)

◇산행거리 및 시간(후미 기준): 12km/ 6시간 30분

 

☞산행 tip: 4계절 중에서 각 계절마다 산꾼들은 마음에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그 계절에 맞는 음식이 있고, 또한 보아야 할 것들이 그것이다. 가을이기에 으레 울긋불긋한 단풍옷을 찾아 나선다. 우리의 마음을 그 단풍옷으로 갈아입기 위해서.

 

삼신봉은 1,300봉이라 할지라도 청학동에서 오르면 1시간 남짓 바짝 땀을 흘리고 오르면 정상에 도달할 수가 있다. 게다가 삼신봉으로 오르는 도중의 계곡 단풍은 신부의 색동저고리로 물들어져 있어 가슴이 벅차오르고 여인의 옷자락과 향기에서 도무지 헤어나지를 못하게 만든다.

 

코스는 청학동 탐방지원센타에서 삼신봉(1,284m), 내삼신봉(삼신산정 1,354m), 상불재(1,127m)를 돌아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불일폭포로 내려간다. 그 폭포에서 에너지 충전을 받고 쌍계사 돌계단을 내려서면 6시간 반의 산행은 끝이 난다. 삼신봉에서 능선을 따라 가는 산길은 생각보다 암능이 많고 길이 험난해서 시간이 조금 걸린다. 그리고 쇠통바위에 한 번 올라서 조망을 하고 나면 심리적으로 제법 보상이 된다. 그 바위 위에 올라서면 멀리 북쪽으로 영신봉, 북서쪽으로 삼도봉이 아스라이 보이고, 발 아래로 펼쳐지는 불그스름하게 변해버린 나뭇잎들의 탈바꿈에 세월의 고뇌를 느끼게 된다. 어느덧 가을의 옷자락은 우리네 가슴을 휘감고, 겨울이 저만치 가까이 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산다는 것은 이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한 것과 같지 않을까?

 

호젓한 산길에서 인생의 여정을 돌아본다. 울퉁불퉁한 너덜길을 걸어가야 하듯 우리의 인생도 순탄하게 레일을 타고 흘러가지는 않는다. 또한 미래의 길도 매끄러운 길을 따라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 지친 여정 속에서 청학동에서 출발해서 불일폭포 위까지 쭈욱 산죽(산 대나무)이 파란 얼굴로 길옆에 도열하고 있다. 쇠락해가는 낙엽들 속에 키 높이의 대나무 이파리가 사군자의 기개를 세우며 피곤한 마음에 힘을 주니 덩달아 힘이 난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신선을 만나보려고 떠난 산행에 색동옷 저고리의 단풍에 취하고, 동행한 산우의 인정에 이끌리어 바위 위까지 올라서서 세상을 둘러보니 그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우리가 신선이 되어 하산을 하게 된다. 매일 긴장의 연속된 삶 속에 마음속에 쌓인 울분, 시기, 질투, 우울함 등 그 모든 것이 낙엽을 밟으며 단풍, 바위와 의사소통을 하고나니 어느새 마음은 평정심을 찾는다. 이 가을에 멋진 힐링 산행을 하고 섬진강 재첩국으로 몸을 추스르니 보약 1제를 먹고 돌아온 것이다.

 

 

▶청학동~삼신봉(1,284m)

부산 덕천동에서 8시 23분 정도 산우들을 실고 달린 중형버스는 2시간 25분만에 청학동 탐방지원센타에 도착한다. 일행의 산행 채비가 분주한 가운데 단체 인증샷을 하고 산행을 시작하니 11시다. 시작 초입부터 돌계단이라 무릎에 많은 부담을 느끼게 한다. 금호지님 부부는 앞서 가며 좋은 풍광과 일행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서 바삐 움직인다. 금호지님이 건강을 회복한 후 열심히 부부가 산행을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에 좋다.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가지고 사는 모습. 내조하는 님의 모습 또한 보기가 좋다.

 

왼쪽의 계곡을 따라 정상을 향할수록 단풍나무의 저고리색은 점차 울긋불긋해진다. 은수님과 와니님은 단풍 경치에 넋이 나가 고개를 뒤로 제끼고 올려다본다고 발걸음을 멈춰 선다. 저절로 그 색동옷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골목길에서 한복 입은 젊은 새악시의 모습에 눈길이 가듯. 그래서 뛰따라 오르던 형제님과 부용님도 단풍나무를 배경으로 한 컷을 한다. 이 부부도 함께 하는 모습이 원양새와 같다. 버스 안에서도 자주 부용님의 미소와 재치 넘치는 말에 함께 한 일행들이 모습들이 환해지는 것을 본다. 사람의 얼굴이 그  사람의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얼굴을 보면 현재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중턱에도 가지 못했는데 가시버시님 부부는 조금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 가시버시님의 배낭 허리띠를 붉은노을님이 자상하게 조여 준다. 백산에서 막내이면서도 막내티가 나지 않고 늘 큰 형님처럼 챙겨주는 붉은노을님. 이미 정기서린 높은 산들을 섭렵해서 그런지 그 마음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뭔가 내공이 쌓인 인품에 산우들이 더 좋아하는 게 아닌가. 돌뫼님도 오늘은 발걸음도 가벼워 보인다. 댓 차례의 산행을 통해서 연륜이 쌓이다 보니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여름날 육화산에 갔을 때만 하더라도 육수를 말떼기나 흘렸는데, 이 가을에는 확연히 달라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삼신봉 정상에서 7부 능선까지 황금비단 물결이 휘감고 있어 그 품속에 안기는 기분은 여인의 가슴보다 더 전율을 느끼게 한다. 충북 예천 농협에서 온 산꾼들은 우리가 올라갈 때, 그들은 삼신봉을 돌아서 내려오고 있다. 새벽 6시부터 걸어서 5~6시간을 걸어왔다고 하는데도 한결 수월하게 하산을 하고 있다. 교행을 하기에는 길이 비좁아 자리를 양보해가면서 오른다. 삼신봉 아래 500미터 안부에 이르니 삼신봉 정상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정표가 있어 민첩거북이님, 청림님, 은수님이 사진 한 컷을 해 본다.

 

삼신봉(1,284m)은 암릉이다. 그 암릉 바로 곁에서 타지에서 온 산꾼 단체들이 식사를 한다고 등산로를 막고 있다. 정상에는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타 산악회에서 온 산꾼들의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정치나 인생이나 한 자리뿐이라면 어디서나 치열한 법. 그나마 날씨가 제법 포근한 편이라 다행이다. 2주 전 설악산에 갔을 때 대청봉 정상에서 강풍과 추위로 인증샷도 제대로 못 찍고 중청으로 하산을 한 적이 있다. 온화한 날씨가 사람에게 다소 여유로움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게다가 만산홍엽은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고 누그러지게 하고 있다. 동남쪽으로 펼쳐진 외삼신봉을 바라보니 단풍은 울긋불긋하게 색시의 볼 연지처럼 아롱거린다.

 

▶내삼신봉(삼신산정:1,354m))-송정굴(1,306m)-쇠통바위(1,271m)

삼신봉에서 재빨리 발걸음을 내삼신봉(1,354m)으로 향한다. 산등성이의 나무들은 세찬 추위에 이미 이파리들을 겨울을 준비하며 황량하게 서 있다. 다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지만 길 양옆으로 높게 서 있는 파아란 산죽들이 보상을 해주고 있다. 운해대장님은 무전기로 금호지님에게 식사할 자리를 잡아두라고 일러둔다. 무전기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부인의 음성이다.

 

삼신봉에서 내삼신봉(삼신산정, 1,354m) 방향으로 10여 분을 가서 적당한 능선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선두조들을 만나게 된다. 영원한 부산님, 금호지님 부부, 흔적님, 갈바람님 등 여덟 분의 산우들은 막 식사를 시작하고 있다. 반 년만에 친정을 찾아온 영원한 부산님의 얼굴을 보니 참 반갑다. 선두에서 훨훨 날아가는 님들과 어울리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점심식사를 한 자리에 하게 되니 즐거운 일 아닌가.

 

중형 버스 한 대의 인원이기에 오늘은 더할 나위없이 여유가 넘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운해님도 오늘은 부담 없이 여유있게 풍류를 즐기는 것 같다. 백산에서 십여 년의 풍상을 겪어서 그런지 완벽하게 준비를 하면서 늘 매끄럽게 대원들을 인솔해가는 모습에서 많은 백산인들은 호감을 가지 않나 생각해본다.

 

오늘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붉은 노을님이 생탁 두 병을 들고 와서 한 잔씩 돌려준다. 또 은수님은 복분자술을 가져와서 생탁과 섞어 복막걸리를 만들어 한 잔씩 돌린다. 빈속에 한 잔 들이키니 뱃속이 찌르르 해 온다. 나무 위의 낙엽이 팔랑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져 가을 정취를 돋군다. 가을의 한 가운데에 앉아서 30분 정도 정겨운 점심식사를 하고 일행들은 일어선다.

 

식사를 끝내고 15분 여 능선을 조금 올라 큰 바위 틈새를 지나니 내산신봉(삼신산정, 1,354m)이다. 멀리 뒤로 보이는 영신봉을 배경으로 일행들은 한 컷을 한다. 정상석 위에 올라서 정복했노라는 회심의 미소로 포즈를 취한다. 하늘에는 가을 뭉게구름이 화답을 하고 서에서 동으로 유유히 떠간다. 자연이 우리 가슴에 안긴다. 그 기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일행의 표정들이다.

 

이제 또 암릉에 오른 후 3~4미터의 절벽에 외줄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발 딛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먼저 내려간 일행이 절벽 중간의 발 놓을 자리를 지적해주고 간다. 그래서 앞사람을 위해서 조금 기다린다. 능선을 따라 가다 큰 바위가 앞을 가로막아서 보니 송정굴(1,306m)이다. 조선시대 송정 하수일 선생이 임진왜란을 피해서 이 굴에서 칩거했다는 굴로 높이는 20미터 길이는 10여 미터 정도다. 그런데 그 굴은 남북으로 관통이 되어있어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기에 안성마춤인 것 같다. 일행들은 그 앞에서 포즈를 잡아 본다. 그런데 그 굴이 있는 20여 미터의 바위 위에 흔적님과 영원한 부산님이 올라가 있다. 그 바위 위로 길이 있는지 알고 싶은지, 아님 지리산을 온 가슴으로 가을을 더 보듬으려고 그러든지.

 

송정굴에서 울긋불긋한 단풍 능선을 따라 20분을 가니 왼쪽으로 거대한 바위가 턱 하니 버티고 있다. 쇠통바위(1,271m)다. 앞서간 정은님이 중간쯤에 길이 있으니 올라오라고 부른다. 일행들은 거암 중간의 바위 틈 사이로 기어 올라간다. 올라가서 왼쪽으로 돌아 오르니 바위 위로 오를 수 있다. 세상이 한 눈에 보인다. 남쪽으로 거사봉(1,133m), 시루봉(993m)이 보인다. 그리고 북서쪽으로 삼도봉, 바로 뒤로 영신봉, 촛대봉이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우리가 출발한 청학동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지나온 계곡과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발 아래에 펼쳐진 홍엽의 손짓에 일행들은 이리 엉키고 저리 엉켜서 한 컷을 한다. 어쩌면 먼 겨울을 나기 위해 날아가는 기러기 같이 잠시 바위에 앉아 마음을 녹여본다.

 

▶상불재(1,127m)-불일폭포-쌍계사

쇠통바위(1,271m)에서 상불재(1,127m)까지는 50여 분 정도 내리막길을 걷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여전히 산죽이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는 점이다. 이제는 하산길이라 일행들은 냅다 내빼기 시작한다. 그래서 후미에 남은 사람은 민첩거북이님, 돌뫼님, 은수님, 붉은노을님, 가시버시님 부부다. 청림님은 상불재에서 민첩 거북이님과 한 컷을 한 후 날쌘 다람쥐처럼 사라져버린다.

 

이제 하산길은 너무나 가파르고 여기저기 돌무더기가 많은 너덜길이라 무릎에 꽤 충격을 준다. 그런 가운데서 은수님, 돌뫼님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오니 고통의 부담을 잊고 내려온다. 은수님은 자신의 걸음이 다소 느림에 애를 태우듯 얘기한다. 그러나 느린 걸음에서 배우는 것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느릿한 걸음으로 가면서 자연의 스승이 가르치는 학습의 의미도 깨닫게 해주니. 50여 미터 뒤에는 붉은 노을님이 가시버시 부부와 함께 내려오고 있다. 불일폭포에 가까운 곳에 오니 단풍나무가 머리 위에 닿일 정도로 수그리고 있어 후미조가 한 자리에 모여 한 컷을 한다. 가시버시님 부인이 조금 체력이 달리는지 맨 뒤에 온다. 그래도 먼 길을 말없이 묵묵히 걸어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인생은 누군가가 함께 할 때에 힘이 나고, 보람이 있고, 삶의 가치가 있지 않은가.

 

상불재에서 불일폭포까지는 1시간 10여 분이 걸린다. 쌍계사로 내려서는 길옆에서 불일폭포는 300미터를 빠져나가서 또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조금 험난한 길이라 나무계단을 만들어 두어 그나마 다행이다. 불일폭포 맞은편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폭포의 모습은 하산할 때 쌓인 피로와 고통을 잊게 해 준다. 오색옷의 단풍잎 사이로 60여 미터의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불일이라는 이름은 보조국사 지눌의 죽은 후 고려 21대 희종이 시호를 하사하였다 한다. 불일보조라는 시호를 따서 불일폭포라고 했다고 한다. 불일폭포에 다다르니 금호지님, 흔적님 등은 벌써 보고 되돌아 올라온다.

 

불일폭포를 배경으로 와석님, 운해님, 은수님 등과 함께 한 컷을 해본다. 폭포 앞에서 웃고 떠드는 사이 피로는 개울에 씻겨가고, 오로지 가슴에 추억만 자리 잡는다. 불일폭포를 되돌아나와 뒤에 오는 후미조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쌍계사까지의 하산길은 대부분 돌계단으로 조성되어 있어 산꾼들에게는 최악의 길이다.

 

10여 분을 내려가니 앞서 간 일행이 개울에 앉아서 얼굴과 발을 씻고 있다. 언제나 백산인들은 참 여유가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산을 닮아간다고 해야 할까 보다. 자연 속에서 느림의 미학이랄까. 얼굴과 머리까지 감아본다. 뒤따라온 돌뫼님과 민첩 거북이님도 얼굴을 씻는다고 주저앉는다. 아직 물은 그렇게 차갑지는 않다. 선두조들은 시야에서 멀어졌기에 민첩거북이님과 함께 거북이 걸음으로 천천히 하산을 한다. 아직 우리 뒤에도 후미조가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쌍계사 경내를 일행들은 20여 분 정도 둘러본다. 고찰이 주는 숙연함에 모두 조용조용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경내에서 독특한 것이 하나 보인다. 나무뿌리가 돌 위에 얹혀 있는데, 어쩌면 나무뿌리가 돌을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보니 생각하는 게 하나 있다. 산행을 잘 하든 못 하든 백산 산행에 참가만 하면 그 후미까지 보듬고 함께 해 주는 정감을 생각나게 한다. 보듬고 안아주는 마음. 누군가 헌신해야 하고 보살펴 주어야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참가한 사람은 자연을 배우고, 세상을 배우고, 인생을 배우는 참다운 인격수양의 시간이 되지는 않을까.

 

청학동에서 쌍계사까지 6시간 반의 여정은 끝이 난다. 오늘 또 자연의 스승으로부터 배운 게 많다. 그리고 백산의 산우로부터 받은 사랑이 많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땀방울이 떨어지고 고통이 따르지만, 세상을 사는 지혜와 정감은 추억의 덩어리와 엉켜 보석이 되어 우리 가슴에 자리 잡고 있다. 그 기분, 그 마음으로 하동의 섬진강 재첩국집으로 가서 재첩국 한 그릇에 막걸리 한 사발을 하니 모두 일심동체가 된다. 재첩국이 맛있다고 가게 아줌마에게 더 부탁을 해도 흔쾌히 부어주는 인심에 세상사는 맛을 배우고 간다. 내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내 속의 것을 비울 때 정말 소중한 것들이 내 속에 자리 잡아 간다는 사실을.

 

이 모든 것을 준비하면서 땀 흘리고 수고한 운해대장님과 붉은노을님 외 운영진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런 넉넉한 마음이 있기에 백산인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뭉쳐지는 게 아닐까. 이 계절에 눈과 입으로 맛보아야 할 숙제를 한 건 해결하고, 또 다른 숙제를 기다리고 있다. 무엇이 우리를 즐겁게 해 주는가?

 

 

◐산행 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