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이해받지 못하면

부산갈매기88 2010. 8. 30. 10:22

영국의 한 서커스단에 ‘보조’라는 순한 코끼리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조가 우리 청소부를 밟아버릴 기세로 위협하고 단원들을 공격했다. 단장은 보조가 나이 들어 난폭해졌다며 없애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돈을 벌 마지막 수단으로 보조가 눈감는 모습을 구경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입장권은 금세 매진되었고, 세 남자가 보조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그때 관객 사이에서 한 남자가 외쳤다.

 

“이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습니까. 보조는 바쁜 코끼리가 아닙니다.”

“아뇨, 이 녀석이 사람을 해치기 전에 없애야 합니다.”

 

그러자 남자는 의외의 부탁을 했다.

“우리에 잠깐 들어가게 해 주십시오. 당신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겠습니다.”

 

고민하던 단장은 남자를 들여보냈다. 보조가 코를 쳐들고 큰소리로 울부짖자, 남자는 보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알 수 없는 말로 이야기를 건넸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보조가 남자를 코로 부드럽게 감싸 안고 들어 올린 것. 사람들은 박수를 쳤고, 남자는 무사히 우리에서 나왔다.

 

“보조는 인도코끼리라 힌두어를 잘 알아듣습니다. 외로워서 자기를 이해해 주는 고향 사람이 필요했던 거죠. 힌두어를 잘 하는 사람에게 훈련시키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

 

남자는 <정글북>의 작가 루디야드 키플링.

그는 알았다.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때 사람은 물론 동물도 좌절하고 분노한다는 사실을.

 

 

<좋은 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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