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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쓴맛으로 천식 치료한다

부산갈매기88 2010. 10. 25. 09:52

기도에는 쓴맛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있어서 쓴맛 성분에 노출되면 기도가 넓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천식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의과대학 생리학교수 스티븐 리지트(Stephen Liggett) 박사는 폐와 기도의 평활근(smooth muscle)에는 혀의 미뢰(taste bud)처럼 쓴맛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있으며 이 수용체가 쓴맛을 내는 물질에 노출되면 기도가 넓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AP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리지트 박사는 이 수용체가 쓴맛 성분에 노출되면 현재 천식치료에 쓰이고 있는 그 어떤 기도확장제를 투여했을 때보다 기도가 크고 깊게 열린다고 밝히고 따라서 키니네와 같은 쓴맛을 내는 물질을 기도에 투여하는 것이 기존의 치료제보다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쓴맛 나는 여러가지 성분을 인간과 쥐의 기도, 기도의 평활근 세포 그리고 천식 모델 쥐에 투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쓴맛 나는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쓴맛 나는 성분을 코를 통해 기도 안으로 분무해야 한다고 리지트 박사는 말했다.

천식발작은 기도 안쪽을 둘러싸고 있는 평활근이 수축해 기도가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기도에 있는 이 수용체는 혀와는 달리 쓴맛만을 감지할 뿐 달고 짜고 신 맛은 감지 하지 못하며 뇌에 신호를 보내지도 못한다고 한다.

작년 아이오와 대학의 마이클 웰쉬(Michael Welsh) 박사는 기도의 털 같이 생긴 섬모(cillia)에 쓴 맛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있고 이는 독성물질이 들어올 때 기도를 수축해 기도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리지트 박사는 그러나 이 쓴맛 수용체는 기도의 섬모가 아닌 평활근에 존재하며 독성물질이 들어올 경우 기도를 수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확장시킨다는 사실을 이와는 관계없는 다른 연구를 하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발견을 앞으로 1년 안에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국천식학회 연구실장 리앤 메트카프(Leanne Metcalf) 박사는 천식환자 중 상당수가 기존의 치료제로는 천식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어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형편이라면서 이 새로운 발견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온라인판(10월24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