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도봉산 자운봉(740m), 북한산 백운대(836m)
★산행일시: 2014. 12. 12일/13일(무박 2일).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30명(키종, 와석, 금호지, 동무, 솔뫼, 혜영, 한사랑, 효리, 청파, 가평, 보라매, 운무, 슬로우1, 피네, 붉은노을, 갈바람, 미산, 앞마당, 신우, 차돌이, 수희, 휘운,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망월사역 ~원도봉탐방지원센터 ~ 다락능선 ~자운봉(740m)/신선대 ~우이암 ~우이남능선~ 우이동 매표소~육모정 탐방지원센터~ 용덕사 ~육모정 고개 ~영봉~하루재~산악구조대~백운산장~위문~백운대~위문~산악구조대~하루재~백운대 탐방지원센터
◷시간대별 코스 진행:
03:30 망월사역 버스 도착
04:18 버스에서 하차 출발
04:27 원도봉 탐방지원센터
04:40 원도봉 탐방지원센터 출발/산행시작
08:58 포대봉
07:25 도봉산 자운봉/신선대
09:19 우이암
09:55 원통사
10:41 우이암 사거리
10:56 육모정 탐방지원센터
11:12 용덕사
11:46 육모정 고개
12:25 영봉(휴식 10분)
12:51 하루재
12:56 산악구조대/인수암
13:25 백운산장
14:27 백운대 정상
14:53 위문
15:01 백운산장
15:25 하루재
15:43 백운대 탐방지원센터
16:40 우이동 버스 정차장
★산행 시간: 11시간 3분(아침/점심식사 50분, 기타 휴식 50분)<순수 트레킹 시간: 8시간 23분>
◍산행거리: 16km(GPS)(망월사역 버스 정류소~백운대 탐방지원센타)
17.5km(원도봉산 탐방지원센타~우이동 입구 버스 정차장)
◎교통편: 백산산악회 전용버스
▶산행 tip: 이번 도봉산, 북한산 종주산행은 부산 사람들에게는 눈 산행이라는 점과 100대 명산을 한 번에 두 개나 오른다는 과제이다. 그러나 무박 2일의 장거리 산행이기에 그렇게 호락호락할 산행이 아니다. 부산 사람들이 견디기 힘든 칼바람과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 도전에 대한 열정 없이는 성취하기 힘든 법.
원도봉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하여 다락능선의 자운봉(740m)을 찍고, 도봉주능선과 우이암능선을 타고 우이동 매표소 방향을 하산을 한다. 도봉산 산행은 대략 6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이제 육모정 공원입구로 가서 우이능선을 따라 영봉에 올라 하루재로 하산하여, 산악구조대, 백운산장, 위문을 거쳐 백운대(836.5m) 정상 인증샷을 하고 위문, 백운산장, 하루재, 백운대 탐방지원센터로 하산을 하게 되면 대략 5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전체 산행시간은 11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백운대 탐방지원센터에서 우이동 입구 도로까지는 1시간 더 걸려서 전체 걷는 시간만 12시간 17.5km나 되는 장거리 산행이다.
▶산행 후기
▶원도봉탐방지원센터 ►자운봉►우이동매표소
부산 덕천을 출발한 버스는 4시간 반 남짓 소요되어 새벽 3시반경 망월사역 부근에 정차하게 된다. 살을 에는 추위가 엄습한다. 등골이 오싹해진다. 새벽밥을 먹기에는 어중간한 시간이지만 도로변에 쪼그리고 앉아서 시락국밥을 한 그릇씩 말아서 먹는다. 입안이 까칠하지만 가야할 길을 생각해서 한 그릇 후딱 해치운다. 차 안에서 등산 채비를 갖춘다. 04시 15분경 하차를 하여 원도봉 탐방지원센터로 향한다. 거기에 도착하여 화장실을 갔다오고 산행채비를 다시 한 번 고쳐본다.
거기서부터 도봉산 자운봉까지, 아침 동이 틀 때까지 2시간 40여 분의 등산길은 암흑을 밝히는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십여 개의 암벽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 암벽은 듬성등성 중간에 쇠를 막고 쇠밧줄로 이어져 놓은 것이다.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엉성한 철책 시설이다. 대낮의 밝은 태양 아래에서 그 암벽을 쳐다보았더라면 지레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희미한 머리 전등에 의지하여 가는 우리로서는 눈앞에 전개되는 상황에 맞춰 오를 뿐이다. 때로는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동쪽 하늘이 발가스름하게 될 때 포대능선에서 발걸음을 재촉하여 자운봉과 신선대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머리 전등의 불도 이제 사위어간다. 자운봉과 신선대 사이의 북한산 안내판이 있는 곳에 인증샷을 찍기 위해 올라서니 매섭고 차가운 칼바람이 볼때기를 때린다. 그 칼바람에 정신을 못 차린다. 얼른 그 안내판 앞에서 인증샷을 하고 도봉산 주능선으로 가기 위해서 되돌
아나온다. 신선대 아래를 지나 도봉주능선으로 올라서니 동쪽 하늘에서 상스러운 기운을 뻗치며 빨갛게 상기된 태양이 얼굴을 내민다.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칼바위 아래 도봉주능선에서 아침밥을 먹자고 한다. 그러나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은 몇 명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추워서 모두 서서 간식거리를 챙겨먹는다. 사방이 훤 하게 밝아져 이제 뭔가 둘러볼 수 있어서 좋다. 우이암능선으로 향하여 나무계단을 오르다 우이암 전망대에서 뒤로 보이는 오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원도봉 탐방지원센터에서 5시간 15분 걸러 원통사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한다. 고즈넉한 천년 사찰을 바라본다. 그 사찰 뒤 산등성이에는 큰 바위가 절을 누르고 있어서 큰 바위들에게 압도되는 느낌이다.
원통사에서 우이동매표소까지는 40분 정도 하산을 하게 된다. 그런 다음 10여 분 정도 우이령 방향으로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육모정 공원입구까지 간다. 우이남부능선을 따라 하산하면서 몇 명씩 흩어지게 되어 육모정 공원입구에서 일행은 헤쳐 모였다. 거기서 화장실을 갔다 올 사람은 갔다오고, 에너지 보충을 할 사람은 간단히 요기를 한다.
▶육모정공원►영봉►백운대
육모정 공원입구에서 10여분을 올라가면 용덕사가 나오고 그 절 좌측을 돌아 15분 정도 진행을 하게 되는데, 후미에 가던 일행 10여 명이 이제는 더 갈 수 없다고 선언이라도 하듯 털썩 주저앉는다. 정말 아침도 제대로 못 먹어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 추위와 허기에 지쳐 있는데 앞마당님이 4분의 1쪽 짜리 토스트에 잼을 발라 나누어 준다. 그리고 또 누군가가 곶감을 하나 준다. 나는 누렁지를 가져갔었는데 그걸 조금 요기해 본다. 이제 조금 살 것같다. 우이능선을 오르면서 피곤해 보이는 혜영님을 운해님은 몇 번 불러세운다. 체력이 고갈되어 가고 있음을 의식한 탓인가 보다.
육모정 고개를 올라서서 멀리 오봉과 자운봉을 뒤돌아본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니 대머리가 벗겨진 놈이 앞에 턱하니 나타난다. 인수봉이다. 영봉 전망에서 일행들은 인수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정신이 없다. 그리고 그 위에 백운대가 아스라이 보인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아 있다. 하루재에서 운해님은 몇 사람을 백운대 탐방지원센터로 하산시켰다. 초입에서 8시간 남짓 걸어왔기에 하산해야 할 시간이 지체되어가고 있었다. 후미에 오던 붉은노을님과 키종님을 인수암에서 합류하여 백운산장으로 올랐다. 늘 인수봉은 그 자리에 서서 모든 사람들을 고압적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 백운산장에는 앞서 간 일행들이 산장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후미에서 가던 가평님과 붉은노을님, 키종님은 하는 수 없이 산장 마당에서 식사를 한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서 제대로 먹을 수가 없어서 3분의 2정도 먹다가 그만둔다. 가평님은 부산에서 낙지회를 가져왔는데 같은 탁자의 서울 타 산악회원들이 나누어달란다. 후하게 인심을 썼더니 덕분에 그들에게서 따뜻한 물을 얻어먹을 수가 있었다. 이 땅에 사는 동안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다는 사실을.....
식사를 막 끝내려고 하는데, 운해님이 뒤쫓아 왔다. 하루재에서 일행을 먼저 내려보내고 왔다고 한다. 식사를 끝낸 일행들은 서둘러 백운산장에서 위문으로 향한다. 하산하려는 인파와 뒤엉켜 백운대 정상까지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백운대는 암봉으로 되어 있는데다 눈이 와 있어서 등반에 고전하게 된다. 백운대 정상에 오르니 인수봉이 북쪽 발 아래로 보이고 사방이 탁 트여서 좋다. 오전에 지나온 도봉산자락이 보인다. 정상 바위 위에 올라서 인증샷을 하려면 몇 사람을 기다려야 한다. 정상에는 태극기가 신나게 휘날리고 있다. 그 옆에서 포즈를 잡는다.
육모정공원에서 출발하여 3시간 반만에 정상에 우뚝 선다. 가슴이 벅차다. 이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 허기진 배를 움켜 쥐고 달려 왔던 것이다. 체력은 바닥이 나고 칼바람이 휘몰아쳐도 오직 정상 도전의 일념으로 달려온 것이다. 환희가 넘친다. 발과 손도 시럽다. 게다가 세찬 바람에 볼때기는 떨어져 나갈 것 같다. 모두 볼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다. 어쩌면 바람에 볼이 익어버린 듯 하다.
백운대 정상에서 하산길은 도전에 대한 의욕이 사라진 탓으로 걸음이 무겁다. 분명히 올라올 때는 왔는데, 내려갈 때는 추위와 함께 의욕이 한풀 꺽이어 다리마저 후덜거린다. 일행은 백운산장을 지나고 하루재를 거쳐 백운대 탐방지원센터로 하산을 한다. 하루재에서 백운대 탐방지원센터까지 18분 여 거리도 너덜길이고 힘이 빠져서 멀게만 느껴졌다. 초입에서 11시간 정도의 산행은 끝이 났다. 이제 우이동 입구의 버스 주차장까지 찾아가는 길만 남았
다.
저녁식사는 우이동에서 2시간을 달려 문경 부근의 식당에 와서 먹었다. 과거한 번 온 식당이다. 모두 배가 고팠던 탓에 식사를 거뜬하게 해치웠다. 무박 2일의 강행군. 힘든 산행은 끝이 나고 영광의 상처만 남은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산우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언제 또 이런 산행을 할 수 있겠는가. 함께 한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서로를 믿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산행지도
*산행사진
▲단체사진(원본 금호지님 퍼옴)
▲사진 출처(금호지님 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