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당뇨병연맹이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당뇨병을 퇴치하기 위해 만든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2017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약 329만명으로 지난 5년 간 21.4% 증가했다. 40세 이상 성인 약 9명 중 1명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당뇨병이 위험한 이유는 많지만,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당뇨병 환자는 채내 당을 분해하는 인슐린 호르몬 분비가 잘 안되거나 인슐린의 기능 저하로 혈액 속에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진다. 이로 인해 혈당이 소변으로 배출된다. 점차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신체 기능도 떨어지면서 다양한 합병증이 생긴다. 당뇨합병증은 여러 장기에서 발생하는데, 가장 흔한 것이 눈 합병증이고, 그 뒤로 신경합병증, 신장합병증 순이다.
◇혈당 높아 실명도… 안과 검진도 필수
눈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당뇨합병증은 '당뇨망막병증' 등이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으로 망막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손상되면서 혈관이 붓거나 터져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종이 생기는 '당뇨병성 황반부종'도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약 10%에서 발생하는데, 시력이 손상되거나 실명에까지도 이를 수 있어 위험하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이 발생하면 안구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해 시야의 일부가 까맣게 보이는 암점이 생길 수 있다. 시야가 뿌옇거나 색상이 흐릿해 보이는 증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고, 특히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있어도 단순한 노안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검진이 중요하며,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서 진단받아봐야 한다. 초기에 치료하면 진행을 멈출 수 있따. 레이저광응고술, 유리체강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등이 이용되는데, 최근에는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anti-VEGF) 주사가 많이 쓰이고 있다.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사는 기존 치료법에 비해 안압 상승이나 백내장 유발 빈도가 적고 시력개선 효과가 크다. 대규모 임상연구로 안전성이 입증됐다. 서울대병원 안과 유형곤 교수는 “당뇨병 환자라면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 안과 검진을 받아 사전에 예방하고 눈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발에 생기는 말초신경병증도 주의해야
높은 혈당으로 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손상되거나 막히면서 신경 이상 증상이 생기는 '당뇨신경병증'도 주의해야 한다. 당뇨신경병증은 손이나 발에 잘 나타난다. 손발이 저리거나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고, 건조해진다. 상처가 나면 염증도 심해진다. 혈액에 포도당이 많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약 33%는 당뇨신경병증을 가지고 있다. 혈관이 많이 모여있는 콩팥에 이상이 생기는 '당뇨병성 신증'도 잘 생겨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당뇨병성 신증은 말기신부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당뇨병 발병 후 15년 정도가 지나면 신장에 손상이 생겨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와 같은 증상이 진행되면 신장에서 노폐물이 배설되지 않아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요독증으로 혈액투석을 하거나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미세단백뇨 검사, 단백뇨 검사 등의 콩팥 기능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단백뇨가 나오는 경우에는 콩팥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일부 제한하는 것이 좋다.
◇평소 혈당 관리, 정기검진 중요
당뇨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혈당 관리가 가장 기본이고 이와 더불어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을 병행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적절한 체중과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합병증의 발생과 진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안저검사, 신장기능검사, 신경검사, 흉부 엑스레이 등의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 조선일보 201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