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산행 시 무릎보호대 언제 해야 할까?

부산갈매기88 2019. 2. 27. 08:46

Q1) 산행 시 무릎 보호대 착용은 어느 때에 하는 것이 좋은지요

경기도 여주 심지택

 

산행할 때 무릎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걷기가 주된 동작인 등산에서는 무릎이 손상되는 일이 많으며, 특히 고령층에서 이런 사례들이 많이 목격됩니다. 무리한 등산은 관절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무릎관절은 우리 몸에 있는 187개의 관절 중에서 가장 크며 강한 근육과 인대가 붙어 있어 우리 몸의 체중을 지탱해 주지만 일단 손상을 입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육이 약해지면 인대에 더 많은 부담이 가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이는 곧 통증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무릎에 손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특히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무릎에 과부하가 걸리면 관절 부위를 다칠 우려가 있습니다. 등산은 오르막과 내리막길 지면이 울퉁불퉁한 길 등 여러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활발한 보행 행위이므로 이런 상황에서 특정부위에 과도하게 무리가 가해지면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관절이 약한 사람은 산행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무릎관절의 경우 산에 올라갈 때보다 하산할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산을 내려올 때는 체중의 3~5배나 되는 하중이 무릎관절에 실립니다. 또한 하산할 때는 근육의 긴장이 풀어져 발을 잘못 딛기도 쉽고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다가 다리의 힘이 풀려 무릎이 꺾이면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하산할 때는 올라갈 때보다 더 천천히 걸으면서 보폭을 줄이는 것이 좋으며,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충격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평소 무릎이 약한 사람은 무릎 보호대를 이용해 하중이 집중적으로 가해지는 무릎 슬개골의 하중을 분산시켜 무릎의 연골 손상과 십자인대 손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무릎 보호대는 너무 강하게 조이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선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너무 강하게 조여 오는 규격의 무릎 보호대는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근육통증(쥐)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관절염 환자는 등산하기에 앞서 적당한 운동을 통해 뼈와 관절, 그 주위 인대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스트레칭, 누워서 다리 들기,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한 다음 서서히 등산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겨울철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와 동상에 걸렸을 때의 대처방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세종시 남세종로  이채림

 

날씨가 추운 겨울철 등산은 다른 어느 계절보다 많은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등산대상 산의 지형에 밝은 사람일지라도 갑자기 폭설이 오거나 눈이 쌓이게 되면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길을 잃는 것은 겨울 산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눈이 많이 쌓인 산에서는 평소 익숙한 지형일지라도 산지의 지형지물이 눈에 덮일 경우 판단이 흐려져 정상적인 등산로를 찾기 어려워 길을 잃고 방황하기 쉽습니다.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운행하거나 일몰 후까지 무리하게 운행할 경우 등산로를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쌓여 있는 눈으로 시계가 하얀색 일색일 경우 원근감이 없어져 판단이 흐려집니다. 특히 방향감각이 흐려지고 설면과 공간 사이의 경계를 식별하기 어렵게 되어 자칫하면 벼랑으로 추락할 수도 있으며, 길을 잃고 방황하다가 조난을 당하기 쉽습니다.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허둥대지 말고 침착한 자세로 주변의 지형을 살펴본 후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은 되돌아올 때 바람에 날려 지워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 보아야 합니다.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감지했을 때는 이미 등산로에서 상당한 거리에 이르렀을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를 갖고 이리저리 움직이거나 앞으로 더 전진하면 체력소모와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킬 뿐입니다. 눈보라가 쳐 시계가 불량할 경우와 일몰 후에는 적당한 은신처(동굴, 바위아래)를  찾아 차선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마른 나무를 주워 모닥불을 피워 추위에 대처해야 하며, 소리를 치든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기의 위치를 알려야 합니다. 특히 겨울철은 낮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일몰 전에 모든 운행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당일산행일지라도 야간산행에 대비해서 등산용 조명구(헤드램프)는 반드시 지참해야 합니다.

 

동상은 추위에 노출된 신체 부위의 조직이 어는 것을 말합니다. 피부온도가 10℃이하로 떨어지면 촉각과 통각이 소실되고, 더 아래로 떨어지면 혈액순환이 멈추면서 피하조직 세포의 물이 얼기 시작하며 동상이 일어납니다.

 

특히 산과 같은 고소에서는 탈수와 적혈구가 증가하므로 혈액이 농축되면서 혈류가 느려지고 혈전생성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같은 기온일지라도 저소보다는 고소에서 동상의 위험이 더 높습니다. 고산의 한 랭지에서 등산하는 산악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복병은 바로 동상입니다.
동상이 잘 걸리는 부위는 추위에 노출되기 쉬운 손, 발, 귀, 코 등 평소 의류의 혜택을 못 받는 부위나 외부로 튀어나온 부위의 조직입니다. 이런 부위가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 최선책 입니다. 특히 손은 부피에 비해 가장 넓은 피부면적을 갖고 있으므로 다른 부위보다 빨리 동상에 걸릴 수 있습니다. 손과 발은 심장에서 멀기 때문에 평소에도 혈류공급이 좋지 않아 혈관수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기 때문에 추위에 약합니다.

 

동상은 사후조치보다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방법은 의류로 충분히 보온을 유지해 주는 것이 최우선이며, 행동 중에는 땀을 덜 내도록 하며, 맨손으로 아이젠이나 피켈 등 금속제 장비를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손에 가벼운 동상을 입었다면 손을 겨드랑이에 껴두는 것만으로도 증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단 동상 부위에 갑자기 체온 이상의 열을 가하거나 심하게 비비는 것은 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발의 동상은 등산화 끈이나 스패츠의 조절 끈, 아이젠의 밴드를 지나치게 꽉 조여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걸릴 수 있습니다. 비박 중에는 등산화 끈을 느슨하게 하고 마사지를 하여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해야 합니다. 습설지대에서는 장갑과 양말이 젖어 동상을 발생시키므로 더욱 주의해야 하며, 예비용 마른 장갑이나 양말 등을 휴대하고 다니다가 즉시 갈아 신어야 합니다. 고소에서 동상을 입었다면 최대한 빨리 하산을 서둘러야 합니다. 동상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고, 조기치료를 해야 추가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증상은 진행정도에 따라 세 단계로 구분됩니다. 1도는 피부가 빨갛게 붓고 가려움증이 생기며, 2도는 수포가 생기고 번지기 쉬우므로 신중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는 즉시 하산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3도로 진행되면 동상부위가 썩고, 이때는 뼈까지 썩어 신체일부를 절단해야 합니다. 동상은 히말라야 같은 해외 고산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국내의 겨울 산에서도 발생빈도가 높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등산이란 단 1%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한 야외활동이기 때문에 예비의류, 판초, 조명구, 비상식, 방풍의류 등을 지참해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사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겨울 산행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본지 2018년 12월호 371쪽 Q3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Q3) 겨울철 습설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을 때 아이젠 발톱 사이에 눈과 얼음이 들러붙는 현상이 생겨 불편합니다. 아이젠에 눈이 붙지 않도록 하는 좋은 방법은 없는지요.

강원도 원주시  이대식

 

겨울철 습설이나 습빙 지대에서 행동할 때는 아이젠의 발톱 사이나 창 바닥에 눈덩이가 뭉쳐져 붙게 되는 스노볼Snow Ball 현상이 생깁니다. 이럴 경우는 보행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눈 밑에 얼음이 있을 때는 미끄러질 위험조차 있습니다. 스노볼 형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이젠 바닥에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진 풋플레이트foot-plate가 장착된 아이젠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온도가 낮은 날 습설지대에서 행동할 때는 이런 제품도 무용지물입니다. 대부분의 아이젠은 앞쪽에만 플레이트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뒤꿈치 쪽에 형성되는 스노볼 현상은 어쩔 수 없으며, 발바닥이 구부러지는 이음쇠가 있는 분리형Hinged아이젠이 눈이 덜 붙습니다.
눈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등산화 바닥에 비닐포를 깔고 아이젠을 신는 방법도 사용되고 있으나 이런 방법은 근본적인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스노볼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스노볼 프로텍터Snow Ball Protector는 여러 종류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고무재질로 만든 이 제품은 아이젠의 프런트 포인트 부분부터 구멍에 끼워서 발톱만을 노출시킨 채 아이젠 바닥 전체를 씌우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착탈도 간편하며 습설에서 행동할 때 매우 효과적입니다.

 

일반 보행용으로 만들어진 4발 아이젠의 경우도 플라스틱 플레이트가 붙어 있는 제품이 보급되어 있습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용어


설피

설피는 깊은 눈에서 빠지지 않고 걷는 데 도움을 주는 설상 보행용 보조 장비다. 스노 슈즈snowshoes또는 스노 라켓snow racket이라 불린다.
설피는 예전보다 디자인이 점점 더 작고 가볍게 개량되어 왔다. 플라스틱 합성 모델도 있고, 금속의 튜브 프레임에 경량의 내구성 재질의 판을 이용한 모델도 있다. 바인딩을 채용해 탈부착이 편하도록 했고, 굳은 눈에서 지지력을 높이기 위해 아이젠처럼 톱니 모양의 철판을 댄 타원형이 많다. 설피는 발이 빠지는 부드러운 눈에서 운행하는 데 효율적이다. 설피의 바인딩은 어떤 종류의 등산화에도 잘 맞는다. 

글리세이드glissade

설사면을 등산화 바닥으로 미끄럼을 지치면서 내려가는 활강기술.
글리세이드 기술은 스키와 같이 선 자세로 활강하는 스탠딩 글리세이드Standing glissade, 앉은 자세에서 엉덩이로 제동해 내려가는 시팅 글리세이드Sitting glissade, 무릎을 구부려 쪼그리고 앉아서 내려가는 크라우칭 글리세이드Crouching glissade가 있다. 글리세이드는 필수적인 등산기술은 아니나 숙달해 두면 경사진 설사면을 내려갈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세 가지 방법 모두 피켈을 사용해 몸의 균형과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한 손은 피켈의 헤드 부분을 잡고 다른 한 손은 샤프트를 잡고 피켈의 피크는 앞쪽을 향하도록 한다. 글리세이드 활강에 자신이 없을 때는 신중하게 걸어서 내려가는 것이 안전하다. 글리세이드 중에 일어나는 사고는 의외로 많다. 시팅 글리세이드를 할 때 설사면 중간이나 아래쪽에 돌이나 나무 그루터기, 얼음 턱 등이 노출되어 있을 경우 피하는 것이 좋다. 활강 중 장애물에 걸려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활강 중에는 피켈의 샤프트를 눌러 스파이크로 속도조절을 해야 하며, 밸런스 유지가 중요하다. 활강 중에 실수로 넘어질 때는 피켈에 찔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1970년대 초에 설악산 무너미고개에서 글리세이드 중 넘어지면서 자기 피켈에 심장을 찔려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프랑스어로는 ‘글리사드’라고 한다.

자기제동

얼음이나 눈 비탈에서 실족해 떨어질 때나, 글리세이딩 중에 넘어졌을 때 피켈을 써서 자신의 힘으로 활락滑落을 정지시키는 자기제동기술制動機術이다. 영어로는 셀프 어레스트Self Arrest라고 한다. 활락정지滑落停止는 일본식 용어이다.

 

활락은 완경사에서 미끄러지면서 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하며, 영어의 슬립slipe과 같다. 떨어지는 것 모두를 ‘추락’으로 쓰고 있으나, 활락, 추락墜落, 전락轉落은 엄밀히 구분하여 사용해야 한다. 

 

자기제동기술은 로프를 매지 않았을 때 자신과 동료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므로 어떤 조건 아래에서도 정확하게 제동할 수 있도록 급사면에서 충분히 연습해 둘 필요가 있다. 자기실수로 추락 중 동료와 충돌해 동료마저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자기제동을 할 때 절대로 피켈을 놓쳐서는 안 된다. 피켈을 잡는 방법은 한 손은 피켈의 머리(헤드) 부분을 손으로 감싸 잡고, 다른 한 손은 샤프트 끝의 하니스harness 부분을 잡는다.

 

추락 시에는 먼저 신속한 동작으로 피크를 사면에 깊이 꽂는다. 배는 사면에 붙이고 전 체중을 걸어 가슴과 어깨로 샤프트를 눌러 피크가 사면에 깊이 박혀 제동이 되도록 한다.

 

양다리는 곧게 펴서 약간 벌려 주고, 발끝을 눈 속에 꽂아 넣어 발도 제동을 도와야 한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을 때는 사면에 아이젠 발톱이 걸리지 않도록 다리를 굽혀서 허공으로 올려 주어야 한다. 얼음 사면의 경우는 눈비탈보다 제동이 힘들기 때문에 평소 많은 연습을 해둘 필요가 있다. 
자기제동은 가속도가 붙기 전에 즉시 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는 최대한 추락속도를 감속시켜야 하며, 다리가 아래쪽으로 향하는 자세로 추락해야 부상의 위험이 적다. 자기제동 시 피크를 몸 쪽으로 잡았을 경우는 자신의 피켈에 찍혀 부상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피켈은 정확하게 다루어야 한다.

조선일보 2019.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