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아 예방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질환이다. 평소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등 뇌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잇몸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강경리 교수는 "잇몸 건강을 지키는 것은 치매 예방을 위해 실천 가능한 손쉬운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잇몸병이 발생하면 왜 치매 위험이 높아질까?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혈액과 신경을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뇌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강경리 교수는 "잇몸병 원인균은 혈류나 신경을 통해 뇌로 침투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의 뇌에서 대조군인 정상인의 뇌보다 더 높은 빈도로 잇몸 염증 관련 세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2013년에 10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조직을 검사했을 때 4명에서 치주질환원균인 진지발리스균(P. gingivalis)에서 유래한 'LPS'라는 물질이 확인됐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잇몸병 원인균이 뇌에 침입해 지속적으로 감염을 일으켜 점진적 치매, 뇌 위축, 아밀로이드 침착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잇몸질환에 대응하기 위해 발생하는 우리 몸의 면역반응도 치매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강경리 교수는 "잇몸질환의 국소적 만성염증이 혈중 각종 염증성 물질들(TNF-α·interleukin (IL)-1·IL-6 등)을 증가시켜 전신적 염증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됐다"고 말했다.
잇몸병이 생겨 치아가 빠지는 것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 강경리 교수는 "치아 수가 감소되면 씹기 힘들어지고, 이는 뇌로 가는 혈류량 감소, 뇌의 대사 활동과 신경 활동 감소, 전신적 영양불량을 유발해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 치아가 없는 노인이 이 악물기를 하는 것보다 임플란트를 심은 노인이 이를 악물었을 때 뇌혈류량이 더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음식을 씹는 저작활동 자체가 뇌의 섬유아세포 성장촉진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 분비를 활성화해 뇌세포 회복과 학습, 기억 형성을 촉진한다고 보고된 연구도 있다.
출처 : 조선일보/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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