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수박, 신장 기능 떨어져 있는 당뇨환자들 '주의'

부산갈매기88 2021. 7. 21. 08:26

수박.여름하면 떠오르는 수박은 요즘 누구나 즐겨 먹지만, 조선시대에는 귀족의 과일이었다고 한다. 일단 기후가 맞지 않아 생산량이 적은 것은 물론이고 그 당시에 단맛이 나면서 물이 많은 과일 자체가 별로 없어서 매우 비쌌기 때문이다. 기록에 따르면 세종 때는 수박 한 통 가격이 쌀 다섯 말(40㎏)이었다고 한다.

수박은 한자로는 서쪽에서 유래된 박과의 과일이라는 뜻으로 ‘서과(西瓜)’라고 한다. 여기서 서쪽은 중국의 서쪽을 의미한다. 우리가 부르는 ‘수박’은 순우리말이다. 동의보감에 “수박은 성질이 차고[寒] 맛은 달면서[甘] 아주 슴슴하며[極淡] 독이 없다”라고 했다. 그 당시 수박은 맛이 달지만 현대보다는 덜 달고 담백한 맛이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지금 우리가 먹는 수박은 품종 개량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맛이 달고 색도 빨갛다.

수박의 효능에 대해서는 “번갈과 더위 독을 없애고 속을 시원하게 하며 기를 내리고 오줌이 잘 나가게 한다. 혈리(血痢)와 입 안이 헌 것을 치료한다”라고 했는데, 이는 몸에 충분한 수분과 미네랄을 잘 공급한다는 뜻이다. 비뇨기계의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 대부분의 오이 과(瓜)처럼 수분이 매우 풍부한 것이 특징이며, 이뇨작용을 돕는 ‘시트룰린’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수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탄수화물(당분)이며 단백질과 식이섬유 및 미네랄도 상대적으로 매우 적게 함유하고 있다. 다만 탈수증에 맞는 수액주사처럼 빠르게 흡수되는 수분과 당분, 양은 적지만 골고루 함유돼 있는 미네랄 등 때문에 앞서 말한 ‘번갈과 더위 독’ 등 더운 여름에 지치고 힘들었을 때는 딱 맞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수박의 효능 한 가지를 추가하자면 베타카로틴을 비롯한 카로티노이드 계열 성분들이 비교적 많은데, 이들은 인체 내에서 레티놀과 같은 활성형 비타민A로 전환돼 시각기능, 세포 분화, 항산화, 생식능력 등에 도움을 준다.

TIP1, 수박과 체질=수박을 먹으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해서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체질론적 관점에서 음인(陰人)들에게 해당하는 문제다. 음인들이 차가운 성질을 가진 수박을 먹으면 갑자기 많은 수분과 전해질을 섭취하게 되는데, 이를 몸에서 빠르게 처리하지 못해 오히려 탈이 나는 것이다. 반대로 양인(陽人), 특히 소양인은 소화기가 빠르게 처리를 하고 처리한 영양소가 상대적으로 약한 신장 기능을 도와주기 때문에 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TIP2. 수박과 당뇨=수박은 당의 흡수 속도를 보는 GI(당지수)가 72로 높은 편이고, 또한 칼륨 성분이 있어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당뇨환자들에게는 안 맞는 음식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박은 흡수 속도가 빠르지만 대부분 수분이기 때문에 당지수와 함께 탄수화물의 함량을 계산하는 GL(당부하지수)은 낮은 편이므로 일상 간식 정도의 양을 먹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

경향신문 202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