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치매·암 예방에 ‘주꾸미’ 엄지 척

부산갈매기88 2022. 3. 7. 10:48

주꾸미는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이면서 필수아미노산·철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듯이 봄이 되면 낚시꾼들은 통통하게 알을 밴 주꾸미를 잡으러 서해안으로 몰린다. 문어·낙지와는 친척관계여서 주꾸미는 모양도 사는 곳도 심지어 효능도 그들과 비슷하다.

과거 주꾸미는 크게 관심받지 못했다. 개체수가 많고 번식력도 뛰어나 많이 잡혔지만, 문어나 낙지에 비해 크기가 작아 내륙으로 수송해도 별 이득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어물로 만들기도 힘들어 해당 지역에 사는 서민들만 먹었다. 그러나 다양한 요리법이 소개되면서 값싸고 흔한 주꾸미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는데, 냉동 삼겹살에 식감 좋은 주꾸미를 강한 양념으로 버무려 만든 ‘쭈삼’도 주꾸미를 알리는 데 한몫했다.

동의보감에 문어(文魚)는 팔초어(八稍魚)로, 낙지는 소팔초어(小八稍魚) 혹은 낙제(絡蹄)로 기록하고 있는 반면 주꾸미는 기록이 없다. 그러므로 주꾸미를 소개할 때 동의보감을 인용한 것은 잘못된 정보이며, 후에 자산어보에 주꾸미를 소초(小稍) 또는 죽금어(竹今魚)로 기록했는데, 여기서 죽금어가 변형돼 주꾸미가 됐다는 게 정설이다.

물론 기록이 없다고 주꾸미 효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문어과’로 문어·낙지과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이면서 필수아미노산·철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다.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DHA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치매의 원인물질을 제거하고 뇌의 인지세포 활성을 돕는 타우린도 풍부해 노인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 예방에도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원기회복과 강장의 대명사인 타우린이 100g당 1300㎎ 정도로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 정도로 아주 많기에 ‘강장’만을 원한다면 낙지보다 주꾸미를 더 추천한다.

TIP1. 봄 주꾸미의 진실=친척관계인데 왜 낙지는 가을이고 주꾸미는 봄일까? 사실 영양적인 측면에서는 가을이나 봄이나 큰 차이가 없다. 둘 다 1년생이고 봄에 산란을 하므로 오히려 가을이 제일 탱탱하고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주꾸미의 제철을 봄으로 꼽는 이유는 ‘알’ 때문이다. 주꾸미 알은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며 지질·글리코겐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물론 낙지도 봄에 산란하지만 주꾸미만큼 개체수가 많지 않다 보니 산란시기에 알까지 먹는 것이 흔치 않은 반면 주꾸미는 알까지 먹는다는 게 당연시돼 ‘봄 주꾸미’가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량이 많아졌고 환경오염 이슈까지 더해져 주꾸미도 점차 부족해지고 있어 ‘봄 주꾸미’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TIP2. 주꾸미 먹물=오징어, 문어, 낙지, 주꾸미의 먹물에는 뮤코 다당류라는 것이 들어 있어 웬만하면 버리지 않고 식용하는 것이 좋다. 뮤코 다당류란 건강식품 광고에서 수없이 들어왔던 히알루론산과 글루코사민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실제 관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른바 ‘연골주사’의 주성분이 히알루론산이다. 여기에 어떤 아미노산이나 미네랄이 결합돼 있는가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는데, 먹물에 들어 있는 일렉신이라는 뮤코 다당류는 암세포 증식 억제와 면역력 향상 등 항암작용을 해 암환자에게도 추천할 만한 음식이다.

 

경향신문 2022. 3.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