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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복용 때 왜 커피·밀가루 먹지 말라고 할까?

부산갈매기88 2022. 6. 14. 07:58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약을 처방받을 때 한의사로부터 커피, 술, 녹두, 밀가루,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먹지 말라는 얘기를 흔하게 듣는다. 왜 그럴까?

음식을 가려야 하는 이유는 문헌적 근거가 있다기 보다 한약의 특성에 기인한다.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약은 식품에서 출발했다. 예를 들면, 목의 통증에 소염 효과가 있는 길경은 말린 도라지이며 갈근은 칡뿌리이다. 또 열이 많은 경우에 사용하는 사삼은 바로 더덕이며, 수정과를 만드는 계피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약재로 쓰기도 한다. 수천 년을 전해 오는 한약재는 우리 일상생활의 먹을거리들 가운데 약효를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말려서 한약장으로 옮겨온 것들이다.

책 <내 손으로 보약만들기>에 따르면 한약재의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일상의 먹을 거리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는 음식들을 가려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몸 상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식도 가려서 한약의 치료 효과를 도모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환자가 병적인 상태에서 소화 기능을 좋게 해 한약이 잘 소화 흡수되게 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며 “일례로 쌀을 주식으로 해왔던 한국인은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한약의 원활한 소화 흡수를 위해 경험적으로 한약 복용 시 밀가루 음식 섭취를 삼가라고 처방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체질적으로 소화 기능이 약하고 몸이 찬 사람은 밀가루 같은 찬 성질의 식품의 주의해야 한다. 소화 기능이 약해지면서 한약 효과가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 돼지고기, 녹두 같은 식품도 성질이 찬 식품이라 한약 복용 시 삼가라고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박재우 교수는 “열이 많은 소양인이 확실하지 않은 한 한약 복용 시 찬 성질의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열이 많은 소양인은 닭고기, 고추 같은 매운 향신료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술의 경우는 건강 컨디션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누구나 금주해야 한다.
 
조선일보 2022.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