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 옮겨진 울타리

부산갈매기88 2010. 12. 16. 07:26



제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그 와중에 미국 병사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동료들은 그의 시체를 전쟁터에 그냥 방치해 두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기독교식 장례를 치러 주기로 했는데,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작은 공동묘지가 딸린 성당을 기억해 냈다. 전우의 시체를 가져간 병사들은 해가 지기 전에야 겨우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허리가 굽고 야윈 신부가 그들을 맞아들였다.

 

한 병사가 정중하게 말을 꺼냈다.

“친구가 전쟁터에서 숨졌습니다. 우리는 그를 이곳에 묻고 싶습니다.”

 

신부는 병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이해했지만 아주 서투른 영어로 이렇게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우리와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면 이곳에 묻어 줄 수가 없습니다.”

 
지친 병사들은 서운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은 채 말없이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노신부가 그들을 불러 세웠다.

“그렇지만 울타리 밖에 묻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 말에 화가 나긴 했지만 병사들은 하얀 울타리 밖에 땅을 파고 친구를 묻어 주었다. 다음날 아침 전선을 옮기라는 명령을 받은 병사들은 친구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그곳을 다시 찾아갔다. 그러나 친구를 묻은 자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리둥절한 병사들은 성당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친구를 묻은 자리를 알고 있는지 물었다.

 

 그 말에 노신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어젯밤 댁들이 떠난 후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내가 울타리를 옮겨 놓았습니다.”


예수님은 울타리를 옮겨 놓는 그 이상의 일을 하셨다. 아예 울타리를 없애버리셨다.

 

 


- 뒤엉킨 영성 / 마이클 야코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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