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꽃씨와 우체부

부산갈매기88 2011. 4. 12. 07:12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로스알데 힐이라는 작은 마을에 요한이라는 집배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마을 부근 약 오십 마일의 거리를 매일 오가며 우편물을 배달해왔습니다.
어느 날 요한은 마을로 이어진 거리에서 모래먼지가 뿌옇게 이는 것을 바라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도 빠짐없이 다녀야 하는 길이 이렇게 황폐하다니… 앞으로도 오랜 기간을 흙먼지만 마시고 다녀야 한단 말인가.' 요한은 정해진 길을 왔다갔다 하다가 그대로 인생이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황막감을 느낀 것입니다. 풀, 꽃 한송이 피어 있지 않은 모래 길을 걸으며 요한은 깊은 시름에 잠겼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무릎을 탁 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어차피 나에게 주어진 일이고 그것이 매일 반복되는 것이라면 그저 구경만 할 수는 없잖은가? 그래, 아름다운 마음으로 내 일을 하자! 아름답지 않은 저것은 아름답게 만들면 되지 않은가?" 그는 다음날부터 주머니에 들꽃 씨앗을 넣어 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우편배달을 하는 짬짬이 그 꽃씨들을 거리에 뿌렸습니다. 그 일은 그가 오십여 마일의 거리를 오가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나자 그가 걸어다니는 길 양쪽에는 노랑, 빨강, 초록의 꽃들이 다투어 피어났습니다. 봄이면 봄꽃들이 활짝 피어났고 여름에는 여름에 피는 꽃들이, 가을이면 가을 꽃들이 쉬지 않고 피어나 그가 가는 길을 환영해주었습니다.


그 꽃들을 바라볼 때마다 요한은 더 이상 자기의 인생이 외롭지도 황막하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긴 거리에 이어진 울긋불긋한 꽃길에서 휘파람을 불며 우편배달을 하는, 수채화같이 아름다운 그의 뒷모습을 보다가 자기들도 주머니에 꽃씨를 넣어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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