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참 생명의 씨앗

부산갈매기88 2011. 4. 13. 07:37

고등학교 중퇴 후 스물다섯의 나이에 나는 탄광 막장에서 일했다. 작업장에서 일을 하는데 새벽 4시쯤 중간 갱도가 무너져 내렸다. 나는 당황함과 무서움에 짓눌려 정신이 없었는데, 같이 일하는 고씨 아저씨는 침착하게 나를 안정시키시며 말했다.


"예수를 믿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나는 어이가 없었다.
"예수를 들어서 알지만 나는 안 믿어요!"
"내 경험상 어쩌면 우리는 여기서 살아 나가지 못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어, 나를 따라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단다. 평화와행복이 넘치는 천국에 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니?"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따라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삼겠으니 나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했다. 나는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병원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고씨 아저씨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내게 영원한 생명의 씨앗을 심어주고 천국에 가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아프리카 땅에서 마사이들에게 그 씨앗을 전하고 있다.


/안찬호, <들어쓰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