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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좋다는 칼슘제, 심장병 환자는 조심해야

부산갈매기88 2011. 4. 19. 11:33

50대 이후가 되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폐경기 이후 여성들을 비롯하여 노년층까지 별다른 의심 없이 섭취하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이들이라면 과도한 칼슘제 복용이 심장에 해로울 수 있다. 칼슘제에 포함된 성분들이 혈압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혈관과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 따라서 평소 심혈관질환의 위험 인자를 가졌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칼슘제, 혈관이 굳거나 혈전 쌓여 심장으로 혈액 및 산소공급 차질 

뉴질랜드 연구진이 영국의학저널(BMJ)에 보고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칼슘제를 통한 칼슘보충이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심장 전문의들은 칼슘제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액 흐름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속적인 칼슘제 섭취는 혈청내 칼슘 농도를 상승시키고, 그 결과 혈관 벽에 칼슘이 쌓여, 말랑말랑하고 탄력 있던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석회화가 촉진된다. 혈관이 석회화되면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과잉 섭취된 칼슘은 혈관 벽에 쌓여 혈전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심장 주변 혈관이 석회화 되고 혈전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과 산소공급이 부족해진다. 이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고혈압, 당뇨 등 심장병 위험 있는 사람 주의해야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심장질환 위험인자를 갖고 있을까? 먼저 가족 중에 심장병을 앓았다면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심장과 심장 주변의 혈관이 약할 수 있다. 아버지가 55세 이전에 심장병을 앓았거나 어머니가 65세 이전에 심장질환이 나타났을 경우 심장병 가족력이 있다고 본다. 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흡연자도 칼슘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은 혈관에 지방이 쌓임에 따라 혈압이 높아지고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액순환이 어려운 상태다. 당뇨 또한 피 속에 있는 당 성분이 나쁜 콜레스테롤과 결합하면 혈관벽에 쉽게 달라붙기 때문에 혈관을 좁아지게 한다.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 증상이 있다면 칼슘제 복용 시 평소 깨끗하지 않던 혈관에 남은 성분으로 인한 석회화와 혈전 때문에  심장주변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고지혈증의 경우 몸속에 남은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부착된 경우가 많다. 흡연자 또한 니코틴으로 인해 혈관의 수축작용이 잦으므로 과도한 칼슘제 복용은 심장근육까지 혈액과 산소의 공급을 더디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위험인자에 노출된 경우라면 칼슘제 복용 전 전문의와 상의, 간단한 심장 관련 검사를 받고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조류, 채소 속 칼슘으로 골다공증 예방

하지만 심장 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이들도 칼슘은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다만 심장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다면 정제된 칼슘제가 아닌 칼슘이 풍부한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 성인의 1일 칼슘 섭취 권장량은 약 650~750mg이다.

따라서 평소 칼슘이 풍부한 미역, 다시마, 김, 파래, 함초 등을 주 2회 이상 섭취한다. 특히 미역은 칼슘함량이 분유 못지않게 풍부하며 미역 안에 있는 요오드 성분은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을 만들고 이는 심장과 혈관의 활동, 체온과 땀의 조절 등의 신진대사를 도와준다.

멸치, 뱅어포 등의 뼈째 먹는 생선류와 신선한 생채소 등을 하루에 1-2가지씩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칼슘섭취를 위한 방법. 저지방 혹은 무지방 우유, 플레인 요구르트 등을 하루에 1-2개씩 섭취하는 것도 심장에 무리 없이 칼슘을 보충하는데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만으로 칼슘섭취를 하자니 골다공증이 걱정인 중장년층은 칼슘 보충보다는 운동이 좋다. 특히 폐경기 이후 비만 여성이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으므로 매일 30분 이상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벼운 걷기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뼈에 적당한 자극을 줘 골밀도를 높여 주고 팔을 앞뒤로 힘차게 왕복하며 걸으면 심장기능 향상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 특히 실외에서 태양빛을 받으며 걷기운동을 하면 골밀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비타민 D까지 생성, 심장병 및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꾸준히 하도록 한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도움말= 박상민 성애병원 심장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