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보이스피싱' 직원 상대로 보이스피싱한 남성/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부산갈매기88 2011. 6. 30. 16:33

출처=조선일보DB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는 만큼, 보이스 피싱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도 진화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보이스피싱을 알아채고 이들을 대상으로 장난을 치고, 때로는 훈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업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화하는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통화는 “네. 안내 문자 받고 전화드렸는데요”라는 한 남성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보이스피싱 업체 직원은 사뭇 진지하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라며 “지난달 우체국 카드 신청하셨습니까?”라고 연변식 말투가 약간 섞인 응대를 한다.

그러면서 이 남성이 “카드 신청 안 했는데요”라고 대답하자 “그럼 고객님께서 전혀 모르는 상황이시죠? 최근 명의도용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잖아요”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여기까지는 보이스피싱에 피해를 보는 전형적인 피해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남성은 갑자기 돌변해 보이스피싱 전화 응대원을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남성이 갑자기 “혹시요 선생님. 그거(카드) 니네 엄마가 발급받은 거 아니에요?”라고 묻자 전화 응대원이 당황하기 시작한 것.

잠시 뒤 전화 응대원은 두드러진 연변 말투로 “고객님 몇 년도 생입니까?”라며 격하게 대응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X 같은 XX야 몇 년도 생이냐고”라고 분을 못 이기며 외치기도 한다.

보이스피싱 전화 응대원은 분을 이기지 못했지만, 전화를 건 남성은 태연하게 웃으며 “일해서 돈 벌어”라며 “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조롱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전화 응대원도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으며 “밥은 많이 먹었어. 김밥에 배추김치, 두부찌개도 먹었어”라며 친절하게 응대했다.

전화를 건 남성은 마지막으로 “일해서 돈 벌어, 밥 먹고 다니고, 끊어”라고 했고, 보이스 피싱 전화 응대원도 포기한 듯 “알았어. 그래 나중에 봐”라고 답한 뒤 통화는 끝난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엄청 웃긴다”며 “보이스피싱이 보이스피싱 당하니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마지막에 훈훈하게 끝나는 게 더 웃긴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