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가 뉴욕의 록펠러 센터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을 때의 일이다. 다른 친구 한 명과 빌딩 안으로 들어서서 안내원에게 헨리 수벳이라는 사람의 사무실 호수를 물었다.
단정한 제복 차림의 안내원은 서류를 검토하더니 깍뜻한 표정으로 말했다.
"헨리 수벳...18층 ....1816호실입니다." 안내원은 말 사이에 간격을 두고 또박또박 말했다.
카네기는 서둘러 승강기 쪽으로 가다가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다시 안내원에게로 뛰어갔다. "지금 당신이 말하는 방법은 정말 현명한 것 같군요. 명료하고 정확한 그 발음은 누구도 흉내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순간 안내원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올랐다.
"고맙습니다. 안내하는 이 일을 하다보니 정확한 의사 전달을 위해선 무엇보다 발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름대로 또박또박 말하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안내원의 설명을 귀담아 들은 카네기는 가볍게 목례를 해 보이고 승강기를 향해 걸어갔다. 영문도 모른 채 이리저리 따라다닌 친구가 투정하듯 말했다.
"자넨 이 바쁜 시간에 그깟 일 때문에 몇 번을 왔다갔다하는가?"
카네기는 어깨를 으쓱 들어보이며 대답했다.
"칭찬은 내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네. 그렇지만 그 효과는 실로 대단하지. 저 안내원은 내 칭찬을 듣고 아마 가슴이 부풀만큼 행복했을 것이네. 그것을 아는 나는 내 입에서 칭찬이 나오는 순간 인류의 행복의 총량을 조금 더 증가시켰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곤 하지."
승강기 문이 열리고 카네기가 앞서 내렸다. 친구는 중얼거리며 카네기를 뒤따랐다.
"인류 행복의 증가라구?"
<충청 전망대, 96,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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