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 선생께서 평북 오산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학교에 큰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여러 명의 학생들이 교무실에 난입했습니다. 요즘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당시로서는 도저히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었습니다. 난입한 학생들은 기물들을 부수고 선생님들을 마구 때렸습니다. 교사들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화난 교사들과 난입한 학생들 간에 난투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난리가 벌어진 가운데서도 유독 함석헌 선생만은 얼굴을 두 팔에 파묻고 책상에 엎드린 채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함석헌 선생의 그 모습에 많은 학생들이 궁금점을 가졌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날 그때 학생들 몇 명이 함석헌 선생을 찾아와 그 연유를 물었습니다. 선생의 대답은 자신이 얼굴을 들면 자신을 치는 학생들이 누구인지를 보았을 터인데, 그렇게 되면 당신도 인간인지라 당신을 친 학생들을 기억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이므로 차라리 보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분을 어른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런 분이 진정 우리의 참 스승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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