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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소리로 노인 구한 경찰관… 이런 경관이 민중의 지팡이

부산갈매기88 2012. 7. 2. 08:49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잡음속 신음소리를 단서로 사람을 구한 경찰관이 있어 화제다.

숱한 장난전화와 허위신고에 참을성 많은 경찰관도 '처벌한다'는 경고를 한 두번은 던져봤을 요즘, 경찰관의 기지와 감을 살려 흐릿한 신음소리를 끈질기게 추적해 독거노인을 구한 경찰관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금산경찰서 진산파출소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 건 지난달 26일 오전 6시께.

당시 근무중이던 이철우(44) 경사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을 건넸으나 전화기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않고 신음소리와 잡음만 들려온 뒤 전화는 바로 끊겼다. 이 경사는 미심쩍은 마음에 걸려온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상황은 같았다. 시골마을로 독거노인이 많고 위급한 상황에 처할 경우 누구나 제대로 통화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랜 경찰 생활서 익혀온 이 경사는 장난전화가 아닌 실제상황이라고 직감했다.

이 경사는 곧 파출소에 있는 진산면 전화번호부 꺼내 일일히 전화번호를 확인, 걸려온 전화번호의 주인이 A할아버지라는 것을 찾아내고 곧바로 마을 이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을 지리는 물론 주민들과 생활을 함께하는 이장은 집 위치와 사정을 잘알고 있을 터. 이 경사는 이장에게 A할아버지 집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고 자신도 곧바로 현장을 찾아 나섰다.

A씨의 집에 온 이 경사는 이장과 함께 잠겨진 문을 뜯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A씨의 부인(66)이 온몸에 마비가 온채 거실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이 경사는 즉시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한 뒤 할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게 했다.

이 경사는 "신음소리, 아무말 없이 끊는 전화 등 장난전화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장난전화나 정체불명의 전화도 확인하고 점검해 허위사실로 확인될 때까지는 실제상황이라는 가정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독거노인이 많은 시골마을에는 대도시와 다른 또다른 치안특성이 있다"면서 "예상이 적중했고 마을 지리에 밝은 이장님의 도움이 커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고를 했던 할머니는 뇌경색으로 입원중이나 경찰관의 열정과 발빠른 대처로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

이런 사정이 알려지면서 정용선 충남지방경찰청장은 2일 진산파출소를 방문, 이 경사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격려키로 했다.

또 아산배방지구대 임청수 경사는 지난달 30일 비오는 3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는 칠순의 할아버지를 발견, 순찰차로 목적지까지 안전히 에스코트해 주민들로부터 찬사를 듣는 등 충남경찰의 적극적 치안활동이 연이어 화제를 낳고 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