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사향노루

부산갈매기88 2012. 7. 23. 06:47

  코끝에 느껴지는 향기에 매혹된 한 사향노루가 그 향기의 원천을 찾아 온 세상을 쏘다녔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향기가 어디서 나는지 끝내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천하를 방황한 끝에 절망에 빠진 사향노루가 마침내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 죽고 맙니다. 사향노루의 몸은 처참하게 부서지고, 그러자 그 계곡에 향긋한 사향이 퍼져나갔습니다. 그 사향노루를 매혹시켰던 바로 그 향기였습니다.

 

  사향노루의 비극은 자기를 매혹시키는 향기가 자신의 내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데 있습니다. 자기를 아는 일은 어렵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 안에 고귀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은 사람을 자기의 형상대로 창조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신의 형상을 가졌기 때문에 인간은 존엄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가치, 우리가 가진 가능성을 얕잡아 보는 것은 우리 안의 신을 부정하는 일입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자기가 어느 길을 가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입니다. 우리들의 내면에 깃들인 신의 형상으로 하여금 결단하게 하는 일입니다.


- 이승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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