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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한 알 드세요…" 노인 상대 '박카스 아줌마'의 정체는?

부산갈매기88 2012. 8. 2. 12:51

 

감춰진 '노인들의 性'… 종묘공원·영등포 콜라텍 가보니
1만원에 6알 가짜 정력제 길에서 버젓이 사고 팔아
노인 상대 '박카스 아줌마' "1~2만원이면 OK" 호객
영등포시장 인근 성인 콜라텍 "손님 1000명 중 3분의 1은 성매매 하려는 노인들"

노인의 성(性)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과도한 성적 욕구는 일탈 행위로 이어져 노인 성범죄를 일으키기도 한다. 노인들이 일상적인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는 서울 종묘공원과 영등포 일대. 이곳에서 일부 노인들은 수그러들지 않는 성욕을 위태롭게 분출하고 있다. 그 일탈 현장을 추적했다.

"비아그라 그거 3알에 5000원이야. 어디서 파느냐고? 어디서 팔긴, 오만 데서 다 팔지."

1일 오후 1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만난 김모(82)씨는 "어지간한 노인들 중에 '약' 안 먹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돈 있는 노인들은 진짜(비아그라) 먹고, 나머지는 뭐 야메(가짜)지"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노인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종묘공원. 이곳 화장실에는 소변기마다 '비아그라 시알리스 여성흥분제'란 글귀와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 모양의 전단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짝퉁 비아그라? 일단 먹고 보는 거지"

노인들이 밀집한 종로와 영등포에선 언제 어디서나 '짝퉁' 비아그라를 살 수 있었다. 종묘공원에서 만난 김모(82)씨는 "돈만 있으면 (가짜) 비아그라 사는 건 가게에서 껌 사는 것보다 쉽다"며 웃었다. 양모(78)씨는 "(가짜) 비아그라 6알을 1만원에 팔아. 이쪽 도로에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오토바이가 왔다 갔다 해. 노인들은 보통 거기서 사지"라며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몰라. 일단 먹고 보는 거지 뭐"라고 말했다. 김모(80)씨는 "종로 3가 쪽 지하도 앞에 빼빼 마른 노인이 하나 앉아 있어. 그 양반이 비아그라 파는 걸로 유명해"라고 했다. 그는 "사실 서울역이나 용산역, 동대문역, 종로 3가역 어딜 가나 가짜 비아그라는 다 판다"면서 "그 노인이 좀 싸게 팔아서 유명한 것"이라고 했다.

당장 돈이 없는 노인들도 짝퉁 비아그라를 구할 수 있었다. 노인에게 성(性)을 팔아 돈을 버는 이른바 '박카스 아줌마'들이 요구르트와 함께 짝퉁 비아그라를 "고객 관리 차원"이라며 공짜로 나눠주기 때문이다.

종묘공원 인근에서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모텔과 여관 호객꾼들은 저녁마다 길거리에 나와 전단을 나눠주며 짝퉁 비아그라 한 알씩을 노인들 손에 쥐여줬다. 천모(82)씨는 "자기네 여관에서 자고 가라고 약(짝퉁 비아그라)까지 나눠준다. 좋은 세상이지…"라고 했다.

1일 오후 한 노인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모텔로 들어서고 있다.(왼쪽)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남성 화장실 안에는 비아그라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전단이 붙어 있다.(오른쪽) /원선우 기자 sun@chosun.com, 엄보운 기자 eom@chosun.com

◇성매매 여성들 "한 알 드세요…"

노인들은 영등포역 지하상가나 영등포시장 인근 성인 콜라텍에서 짝퉁 비아그라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춤추는 노인들에게 성매매 여성들이 슬쩍 다가가 짝퉁 비아그라를 건네며 성매매를 제안하기 때문이다.

염모(82)씨는 "여기 하루 손님이 1000명이 넘는데 3분의 1은 '그거' 하려고 온다"며 "아줌마들이 주머니에 비아그라를 한 움큼씩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정모(77)씨는 "공짜라고 짝퉁 비아그라 실컷 먹다가 부작용 나서 병원 갔다는 사람도 봤다"고 했다.

1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묘공원 정문과 후문에는 40~70대 여성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앉아 있었다. 이들은 짙은 화장을 하고 요구르트를 갖고 있어 쉽게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지나는 노인들에게 요구르트를 한 개 주면서 "애인 찾으러 오셨수" 하고 말을 건넸다.

한 노인은 "낙원상가에서 여기(종묘공원)까지 걸어오면 그런 사람들 20~30명은 볼 수 있다"며 "다 몸 팔려고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노인은 "저 아줌마들이 부르는 화대는 1만~2만원 정도"라고 했다.

◇무허가 성 의료기 구입하기도

종로 2가에서 4가로 이어지는 뒷골목에는 주로 노인 성매매가 이뤄지는 허름한 여관과 작은 쪽방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거리를 걷던 장모(82)씨는 "아줌마들이 단속할 때만 잠깐 숨어있다가 다들 나온다. 종묘 공원 양쪽 입구에 아주 드글드글하다"라고 말했다.

종묘공원에서 만난 이모(73)씨는 "화장실 더덕더덕 붙어있는 비아그라 광고에 있는 번호로 전화하면 여자도 불러준다"고 귀띔했다. 김모(77)씨는 "성매매 아줌마들이 노인들을 위해 발기가 되도록 하는 기계도 갖고 다닌다"며 "몇몇 노인들은 지하철역에서 1만~2만원 주고 기계를 직접 사기도 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성인 PC방을 이용하는 노인도 늘고 있다. 성매매 여성과 채팅하고 전화통화를 해 마음이 맞으면 약속을 잡고 성관계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모(73)씨는 "노인들이 복지관 같은 데서 컴퓨터 하는 법을 배우니까 공원에서 어슬렁거리기 싫은 사람들은 PC방에 간다"며 "1시간에 10만원이고 여관비를 따로 내야 하지만 돈 좀 있는 사람은 한 살이라도 어린 여자 만나려고 PC방에 가기도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