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일에 사사건건 관심이 많아서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부인이 있었다. 남편은 그러지 말라고 타일렀건만 남의 가정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그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분출하기가 쉽지 않다. 그 날도 점심을 먹고 있는 가운데 창밖을 내다 본 부인은 남편에게 한마디 던졌다.
"새로 이사 온 옆집 여편네는 빨래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가 봐. 세탁기에 대충 빨고 만거야? 아님 세제도 제대로 안 썼나 봐....."
게다가 가끔은 그 옆집 여인이 입고 있는 옷마저도 우중충 하다는 둥 이런저런 흉을 보기가 일쑤였다. 날마다 그녀는 옆집의 여자에 대해서 빨래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옷이 너무 유행에 쳐진다는 등의 트집을 잡는 말을 남편에게 쏟아냈다.
한 달 뒤 부인이 창밖을 내다보니 옆집에서 널어 놓은 옷이 정말 깨끗했다. 그녀는 자신이 눈을 의심했다. 호들갑을 떨며 낮잠자는 남편을 깨웠다.
"자기야, 한 번 일어나 봐. 저 옆집의 여편네가 널어 놓은 빨래가 아주 꺠끗하거든. 이제야 그 여편네가 제대로 빨래하는 법을 터득했나봐요."
"마누라. 내가 오늘 아침에 큰 맘 묵고 우리집 유리창을 오랫만에 함 닦았거든."
<부산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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