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송아지의 코뚜레

부산갈매기88 2012. 9. 18. 07:21

어미소가 두 마리의 송아지를 낳았다. 송아지가 자라 코뚜레를 할 때가 되자 맏이 송아지가 농부한테 사정하였다.

“저한테는 코뚜레를 하지 말아주십시오.”

 

농부가 말했다.

 “코뚜레를 하지 않으면 망아지가 되고 말텐데.”
“아닙니다. 주인님. 두고 보십시오. 코뚜레를 하지 않으니 일을 곱절로 잘한다는 말을 제가 듣고 말테니까요.”

 

농부는 맏이 송아지의 말을 들어 아래 송아지한테만 코뚜레를 하였다. 맏이 송아지는 코뚜레 없이도 스스로 멍에를 지고 쟁기를 끌었다. 그리고 코뚜레를 한 아래 송아지가 지쳐 쉴 때는 더욱 힘을 내어 달구지를 끌기도 하였다. 송아지는 어느덧 소가 되었다. 코뚜레 하지 않은 맏이한테 차츰 꾀가 늘었다. 일을 피해 달아나기도 했으며 잡으러 오는 농부를 뒷발로 차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뚜레를 한 아래 소가 들에서 돌아와보니 맏이가 없었다. 어디 있느냐고 묻자 주인이 말했다.

 “도살장으로 보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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