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만능 수도꼭지

부산갈매기88 2013. 2. 15. 07:38

이집트의 카이로에 살고 있던 영국 사람이 아라비아의 추장을 방문했다. 영국인은 대접을 잘 받고 돌아왔다. 너무 고마운 나머지 이번에는 그 추장을 카이로에 초대했다. 최고급 호텔, 맛있는 음식, 화려한 시가지 관광을 시켜 주려고 마음먹었다. 마침내 아라비아의 추장은 부하들을 이끌고 카이로에 도착하여 큰 호텔에서 그날 밤을 지냈다.

 

이튿날 영국인은 추장에게 관광을 시켜 주려고 호텔에 와서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이번에는 큰소리로 불러보았다. 대답이 없었다. 영국인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추장이 목욕탕에서 수도꼭지를 틀기도 하고 잠그기도 하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그만하고 시내 구경갑시다."
"나는 안 가겠소. 그냥 이렇게 물장난치는 것이 더 좋소. 우리나라는 물이 귀한데 여기서는 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겠소?"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추장은 부하들을 시켜 그 수도꼭지를 파내기 시작했다. 호텔 종업원이 놀라서 달려왔다.
"이봐요, 왜 호텔 시설물을 부수는 거요?"
"우리 아라비아는 물이 귀하오. 그래서 이 만능 꼭지를 빼 가지고 가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물을 쓸 참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