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경남 의령 산성산~한우산~자굴산 산행기◈(2014. 9. 20. 토)

부산갈매기88 2014. 9. 23. 16:33

산행지: 산성산(741m), 한우산(836m), 자굴산(897m)

★산행일시: 2014. 9. 20(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7명(금호지, 동무, 은수, 키종, 배일식, 노홍철,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벽계야영장~벽계마을~산성산(741m)~상투바위~한우산(836m)~한우정~갑을정~쇠목재~자굴산~쇠목재~갑을정~활공장~임도 정자~백학계곡~백학동교~석신정~벽계야영장

 

 

시간대별 코스 진행:

10:20 벽계야영장 도착

10:40 들머리 출발

10:53 벽계마을

11:02 이정표(한우산 5.3km/산성산 2.4km)

11:25 이정표(산성산 1.1km)

11:47 이정표(산성산 0.2km)

12:00 산성산(741m) 정상(휴식 5분)

12:15 상투바위

12:24 이정표(한우산2.1km/ 산성산 0.85km)(휴식 10분)

12:47 나무계단

12:58 한우산(836m) 정상

13:16 한우정(식사 40분)

14:13 갑을정

14:40 쇠목재(휴식 10분)

15:25 자굴산(897m)(휴식 10분)

15:56 쇠목재

16:25 갑을정(휴식 5분)

16:34 활공장 철쭉군락지

17:00 임도 정자(휴식 5분)

17:51 백학동교

18:00 백학마을 석신정(족탕 15분)

18:20 벽계야영장

 

 

★산행 시간: 7시간 40분(점식식사 40분, 기타 휴식 1시간, 도토리 줍기 10분)<순수 산행시간: 6시간>

산행거리: 16km(GPS)

◎교통편: 승용차 이용(덕천에서 1시간 30분)

 

 

▶산행 tip: 이번 산행은 경남 의령의 진산인 자굴산을 산행하는 코스이다. 자굴산 산행이라고 하면 서쪽의 칠곡면 내조리에서 산행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가을의 경우라면 궁류면 벽계리의 벽계저수지에서 들머리를 잡아서 벽계마을~산성산~한우산~자굴산을 올라 갑을정을 되돌아와서 백학마을, 벽계저수지로 하산하는 투구모양의 원점회귀 코스가 억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일품 산행코스이다.

 

전체적인 코스는 벽계저수지에서 벽계마을까지는 포장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이글거리는 땡볕에 워밍업을 해야 한다. 벽계마을 정자를 조금 지나 올라가면 유럽풍식의 집을 만나게 된다. 그 입구의 이정표는 한우산 5.3km/산성산 2.4km라고 적혀 있다. 그 집 입구에는 컹컹 짖어대는 큰 개가 두 마리나 있고, 집 뒤쪽에 또 한 마리의 개가 짖어댄다. 거기서부터 임도는 숲속의 흙길이라 무리지어 얘기를 하면서 20여 분을 오르게 되면 또다시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이제 길은 왼쪽으로 꺽어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약간 비탈길을 30분 정도 등산을 하게 되면 산성산 가기 전의 능선에 오르게 되는데, 바로 거기가 산성산 정상은 아니다. 서쪽으로 50여 미터를 진행해야 산성산을 만나게 된다. 그 정상 주위에는 억새가 하늘거리며 반갑다고 몸짓을 한다. 그리고 사방팔방으로 조망을 할 수 있게끔 시야가 열린다.

 

산성산에서 10여 분쯤 남쪽 방향으로 내려가게 되면 상투바위를 만나게 된다. 등산로에 상투바위 20m 들어가야 한다는 팻말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염려는 없다. 이 코스 중에서 유일하게 암릉을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기에 지나치게 되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그 바위 아래로 칠곡면의 황금벌판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서쪽 산 위로 높다랗게 흰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어서 마음도 덩달아 구름에 떠다니는 느낌이다.

 

상투바위에서 한우산 가기 전의 능선 길바닥에는 도토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서 산꾼들의 마음은 잿밥에 정신이 팔린다. 일행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허리를 굽히거나 아예 쪼그려 앉아서 도토리를 줍는다고 양손이 분주하다. 앞에 가는 금호지님의 배낭에 가득 채워가지만 뒤에 오는 일행은 일어서지를 않는다.

 

일행을 내버려 두고 한우산 정상 방향으로 향하게 되면 비스듬히 만들어진 계단을 만난다. 이제 헐떡거리며 올라가 계단이 끝나나 싶으면 헬기장이 나타나고, 바로 그 위에 한우산(찰비산)의 정상석이 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남쪽으로 자굴산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사방으로 딱 트여 있어서 조망하기에 좋다. 멀리 지리산자락이 아스라이 보이고, 북쪽으로 비슬산도 보이고 황매산도 가까이 다가와 있다. 동쪽으로는 영축산자락이 가물거린다. 정상석도 2미터 정도 되어 보이니 의령군은 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느낀다. 게다가 등로 옆의 수풀을 벌목해 놓아서 산행하는 사람의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써 주고 있다. 이렇게 등산로를 잘 정비한 1등 군청이라면 의령군이지 않나 싶다. 게다가 임도까지 포장도로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관광객에게는 시간 절약이 될지 모르겠으나 자연훼손이 상당히 심하여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점심식사는 한우산 바로 아래에 있는 한우정에서 먹기로 한다. 다른 일행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으나, 한우정 2층이 넓직한 관계로 우리 일행도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땀이 식으니 꽤 쌀쌀하다. 한우산자락은 키가 큰 나무가 많지 않아서 사방팔방으로 조망하기가 좋다.

 

 

점심을 먹은 후 갑을정(정자)을 지나 임도와 만나는 쇠목재로 간다. 쇠목재는 한우산과 자굴산의 중간에 있는 고개다. 거기에는 화장실도 있고, 또 버스 간이매점도 있다. 놀러오는 사람들의 오아시스인 셈이다. 그런데 이번 산행의 가장 험난한 코스는 쇠목재에서 자굴산 정상까지의 1.5km 구간이다. 쇠목재에서 자굴산 중턱 1km 정도까지는 포장도로를 따라가든지 아니면 등로를 따라가든지 힘이 조금 들지만 오를 수가 있다. 그러나 나머지 500미터 구간은 거의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악!!!’ 소리가 나는 등로이다.

 

자굴산 정상은 너른 공간이 나타나고 동쪽 끝자락에 정상석이 놓여 있다. 사방이 어느 정도 트이어 있어서 조망하기는 좋으나 내리쬐는 땡볕에 버틸 장사는 없는 것 같다. 인증샷을 찍고, 이리저리 조망을 하고는 서둘러 나무계단을 내려온다. 반대로 자굴산 정상에서 쇠목재까지는 비탈길이라 빠르게 하산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제 쇠목재에서 활공장으로 가려면 갑을정을 거쳐야 하는데, 거기로 오르는 깔딱 고개에 또 한번 ‘억~!!!’소리를 20여 분간 내야 한다. 갑을정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활공장의 억새가 나부끼는 모습을 보면서 땀을 식히노라면 이미 오늘 산행은 거의 끝난 느낌이 든다. 억새의 기분을 만끽하면서 살짝 가파른 750봉을 오른 후 임도와 만나는 지점까지 완만하게 내려간다. 임도의 정자를 만나게 되면 그 정자 옆의 등로를 따라 백학계곡으로 하산을 하게 된다. 백학계곡은 등산로가 정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계곡의 길이 패어져 자갈이 많은 탓에 하산에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건기라 계곡물이 말라버린 탓에 씻을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다. 그래서 백학마을의 석신정까지 와서 석신정 마당을 지나 계곡으로 가서 씻을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벽계저수지에서 산성산, 한우산까지는 거리가 먼 편이나 경사가 완만하기에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다만, 쇠목재에서 자굴산 정상까지, 그리고 되돌아 내려와 쇠목재에서 갑을정까지 조금 힘이 드는 편이었으나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기에 가을 산행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활기찬 산행이었다고 본다. 어디 땀 흘리지 않고 쉽게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산행은 없지 않은가.

 

▦산행 뒷이야기

의령하면 1982년 4월 26일에 발생한 우순경의 주민 총기난사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그때 56명의 주민이 저녁 잘 먹고 죽었고, 34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 사건이 일어난 곳이 바로 궁류면이다. 32년 전의 일이라 주민들도 상처가 많이 아물었으리라 생각한다.

 

벽계저수지는 오토 캠핑장이 있어서 가족들이 많이 오고 있었다. 저수지가 잔잔하여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이번 산행은 금호지님이 자굴산 산행을 한 번 하자고 하여 진행을 하였는데, 차를 산 중턱까지 타고 가는 쉬운 산행을 할 수 있었으나 모처럼 날씨도 좋고 하여 벽계야영장에 주차를 시키고 땀을 조금 흘리기로 했다. 힘이 많이 든 산행 코스이긴 하였으나 우리 일행처럼 이렇게 장거리를 원점회귀하는 산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체력이 된다면 한 번쯤 추천해 보고 싶은 산행코스이다.

 

산행 후 의령의 특미인 한우국밥을 먹으려고 벽계저수지에서 40여 분을 차로 달려 의령군청 옆의 종로식당으로 갔다. 비계가 섞여 있긴 했으나 이것 또한 그 동네의 자랑거리라고 하니 한 번쯤은 먹어 볼만 했다. 그 식당은 50년 전통이라고 MBC, SBS 등에서 5~6년 전에 맛집으로 소개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부산의 생탁이 그곳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멀리까지 차를 운전해 준 동무님과 노홍철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음과 정성을 모두어 본 자굴산 산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좋은 사진 한 컷이라도 잘 찍으려는 금호지님의 애착에 머리 숙여진다. 그리고 즐겁게 동참해준 은수님, 키종님, 배일식님에게 감사를 표한다. 쉽게 갈 수는 있지만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달려가 주었기에 기쁨이 배가 되었다. 앞으로 살아 있는 날 동안 이렇게 달려갈 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