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경북 군위 아미산-방가산 산행기◈(2014. 9. 13. 수)

부산갈매기88 2014. 9. 19. 15:01

◎산행지: 아미산, 방가산

★산행일시: 2014. 9. 13. 흐림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39명(솔뫼, 혜영, 청파, 금호지, 동무, 윤슬, 슬로우 부부, 붉은노을, 흔적, 은수, 청림, 산들바람, 송향, 얼씨구, 해월정, 피네, 부용, 수산나, 종현, 배일식, 숙이, 빈배, 윤호, 불루, 캡틴, 효리, 수니, 수정(민트), 현진, 수희, 윤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코스: 주차장 ~ 송곳바위 ~ 앵기랑 바위 ~ 무시봉(667m) ~ 아미산(737m) ~ 742봉 ~ 방가산(755m) ~ 570봉 ~장곡 휴양림

 

◷시간대별 코스 진행:

10:18 주차장 도착

10:25 산행시작

12:15 무시봉(667m)

12:35 아미산(737m)

13:42 756봉

14:25 방가산(755m)

15:25 장곡 자연휴양림

 

 

★산행 시간: 5시간 (점식식사 30분, 기타 휴식 30분)

◍산행거리: 9.7km(GPS)

◎교통편: 부산백산산악회 전용버스(강남고속관광버스)

 

▶산행 tip: 이번 산행은 경북 군위군의 아미산~방가산 코스인데, 들머리의 나무다리를 건너 목재계단을 올라 송곳바위, 앵기랑바위의 암릉에 흠뻑 취해서 얼이 빠지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전체 산행 중 이 1시간이 이번 산행의 백미이다.

 

30여 미터의 앵기랑(애기) 바위에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가 또다시 내려와야 하는 코스에서 경치에 취하고 암릉의 품새에 넋을 잃지만 밧줄을 타고 내려와야 하기에 다리에 오금이 꽤 저린 시간이다. 부산에서 온 모 산악회와 시간이 겹쳐지는 바람에 앵기랑 바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다. 그리고 앵기랑 바위를 하산한 후 이어지는 암릉을 타고 올라가 다시 송곳바위와 앵기랑바위를 조망하노라면 ‘와~~’하는 탄성이 저절로 솟구친다.

 

이후의 산행코스는 무시봉까지 차츰 고도를 높여가게 된다. 그러나 아미산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숨고르기를 하고 나게 되면 756봉을 오르기 위해서 10분 가까이 산을 내려갔다가 헉헉 거리며 올라가야 한다.

 

 

756봉에서 방가산까지의 길은 너덜길이 나오긴 하나 대체로 능선을 완만하게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방가산에서 570봉에 이르는 능선길은 낙엽이 카펫처럼 깔린 길을 걸을 수 있어서 이번 산행 중 가장 마음편안 샤방샤방한 코스이다.

 

전체적으로 산행코스는 초입에서 1시간에 걸친 암릉 산행을 하고 나면 힘든 코스가 아니기에 아주 여유롭게 산행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570봉을 지나 장곡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은 조금 가파르다. 그리고 장곡휴양림 부근에는 알탕할 계곡이 마땅치 않아서 다소 실망을 하게 된다. 게다가 그 휴양림에 근무하는 직원의 태도에 완전히 실망하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듣다보다 못한 출장료(出場料)를 요구하기에 일행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알탕은 5~6분을 차로 달려 조금 내려가게 되면 보 근처에서 할 수가 있다.

 

◎산행 뒷이바구

(1)아찔한 앵기랑 바위

앵기랑 바위에서 하산하다 피네님이 밧줄에 다리가 꼬여서 조금 진땀을 뺐다. 바위 위에서 쳐다보는 사람이나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앵기랑 바위에는 가는 두 가닥의 밧줄이 걸려 있어서 그 밧줄을 잡고 오르기도 긴장감이 돈다. 군위군의 예산이 없어서 굵은 밧줄이 없는지는 몰라도 그 밧줄이 너무 가늘고 조잡해서 교체가 시급하다고 본다. 아니면 예산을 확보해서 나무계단을 설치하든지.... 아낄 걸 아껴야지.....

 

(2)방심은 금물

산행코스 중에서 암릉이나 가파른 절벽에서는 오히려 긴장을 하기에 사고는 적게 난다. 그러나 방심을 하고 가는 평탄한 길이나 잔자갈이 있는 하산로에서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나도 휴양림 갈림길과 570봉 사이의 편안한 길에서 엎으러져 면상이 묵사발이 될뻔 하였다. 폰의 배터리 소진이 다 되었다고 알람이 울렸다. 그래서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서 확인하는 순간, 오른발이 등로 옆의 나무 그루터기에 걸려 순식간에 앞으로 꼬꾸라졌다. 왼손을 앞으로 쫙 펼쳤지만 몸은 앞으로 오뚜기처럼 넘어지고 말았다. 아뿔싸! 넘어지는 순간. 아! 이제 얼굴을 다 갈아버리겠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넘어진 후 살짝 얼굴을 드는 순간 안경에는 낙엽과 흙이 붙어있었다. 그 장면에 바로 뒤에 오던 붉은노을님과 종현님이 놀래서 허겁지겁 달려와 나를 일으켜 세워준다. 그래도 이 정도는 천만다행이지 않는가! 왼쪽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났다. 붉은노을님이 스프레이를 꺼내서 뿌려주니 조금씩 호전이 되었다. ‘아! 이렇게도 사고가 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왼쪽 어깨쪽에 살짝 까지고 피가 맺히는 사고로 끝이 났다. 산행 중 딴짓거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3)장곡 자연휴양림의 직원 태도

장곡 휴양림으로 하산을 해서 매표소 앞으로 지나가려는데 매표소 직원이 부른다. 일행은 그냥 지나쳐 온다. 우리는 매표소를 지나 200여 미터 아래에 세워져 있는 버스로 갔다.

 

 

조금 있더니 산악 오토바이를 타고 그 휴양림의 직원이 달려왔다. 출장료(出場料)를 달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천지에 입장료는 들어봤는데 출장료는 뭔가? 슬로우님이 그 직원과 실랑이를 벌린다. 대한민국 법에 출장료라는 것이 있냐고. 그 직원은 우리 일행 중 몇 사람이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또 볼 일을 보고 왔으니 출장료를 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우리 일행도 완고하다. 법 어디에 출장료가 있느냐고 말이다. 아무래도 예전에 어느 산악회에서 이곳에 와서 이 직원의 생트집에 출장료를 지불한 듯 하다. 그 직원은 막무가내로 회장이나 총무를 찾았지만, 협상은 처음에 시작한 사람이 끝을 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슬로우님이 법 어디에도 출장료라는 명목은 없다고 완강하게 얘기하니 그 직원도 더 이상 생트집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중에 군위댐 위에서 세수를 하고 왔을 때 불루님이 열심히 누군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가만히 들어보니 아까 휴양림의 그 직원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 분에 못 이겨 불루님이 다시 통화를 하면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기분 좋게 산행을 하고 괴상한 직원 한 사람 때문에 기분을 망친 산행이 되고 말았다.

 

 

(4)뒤풀이

제 2석굴암 부근의 식당에서 뒤풀이 장소를 정했다. 먼저 일연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에 들러 역사공부를 했다. 넓은 절 안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러 온다. 우리 뒤에도 다른 산악회에서 들렀다.

 

흐린 날씨가 햇빛이 비취어 얼굴이 데일 정도로 따갑다. 고풍스런 멋이 나는 식당 안에서 순두부찌개로 식사를 하고, 건배도 해 본다. 거의 1년에 한 번 찾아온다는 캡틴님. 그래도 바다에서 생활하다가 1년에 귀국할 때는 꼭 찾아온다고 했다. 어느 외항선의 캡틴인가 보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한 불루님. 가보고 싶은 산이 있다면 이처럼 간혹 백산에 온다고 한다.

 

일행은 제 2석굴암을 본다고 자리를 일어서 가버렸는데, 나이 지긋한 게스트 두 분과 얘기를 나누다 그만 석굴암 구경은 하지 못했다. 게스트님과의 군침도는 이야기에 그냥 일어설 수가 없었기에. 어떤 사람은 산이 좋아서, 또 어떤 사람은 사람이 좋아서, 또 어떤 이는 정말 두 가지가 다 좋아서 백산을 온다고 한다. 뭔가 자신의 인생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시간이기를 바란다. 행복의 밥숟가락은 내가 떠먹어서 씹어야 한다. 그래야 감칠 맛이 나는 것이다. 손님처럼 왔다가 손님처럼 행세한다면 영원히 그는 바람에 이는 등겨와 같은 존재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어울려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또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게 인생이고, 산행이다. 이번 산행은 짧은 여정이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그리고 암릉을 타기 위해서 함께 오르는 가운데 정이 많이 깊어졌다고 생각된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