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해도 건강을 지키고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등산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눈꽃 산행철이지 않은가. 일단 마음먹고 뒷산이라도 오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 등산이지만 겨울 산은 만만치 않다. 얕은 산이라도 얼어있는 땅을 잘못 디뎌 넘어질 수 있으니 아이젠, 등산 스틱 등의 장비를 잘 챙겨야 한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인 필자가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동창, 동상이다. 보통 미끄러운 겨울 산을 위한 준비는 철저하지만 동창과 동상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동창은 추위에 오래 노출돼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간지럼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어린이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추위에 노출되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코나 귀 끝에 걸리기 쉽고 실내로 들어왔을 때 쓰라리고 간지러운 증상이 있다.
동창이 생기면 마찰로 열을 낸 손과 헝겊으로 싼 핫팩을 이용해 부위를 녹여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40℃ 정도의 따뜻한 물(팔꿈치를 담갔을 때 뜨겁지 않고 따뜻한 정도)에 담가 천천히 녹여도 좋다. 부위를 문지르거나 필요 이상의 압력을 주면 세포손상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부위를 깨끗이 씻은 후에는 잘 말려 보습크림을 듬뿍 바른다. 크림이 마를 때마다 바르면 가려움을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이 악화돼 수포가 발생했다면 섣불리 손대지 말아야 한다. 추가적인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터트리기보다 병원으로 이송 후 전문의에게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좋다. 만일 수포가 터졌다면 즉시 연고와 소독약을 발라 감염을 막아야 한다.
동상은 영하 2~10℃ 추위에 노출되면 동창의 증상을 넘어 연조직이 얼어 국소적으로 혈액순환이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동상 초기에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나 따뜻한 곳에 가면 피부가 가렵고 차가운 느낌이 들며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피부가 빨갛게 부풀기도 한다.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실내에 들어가 젖은 옷을 벗고 동창이 걸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40℃ 정도의 따뜻한 물에 한 시간 정도 부위를 담가 천천히 녹인다. 마음이 급하다고 라디에이터, 모닥불, 헤어드라이어 등의 건조하고 직접적인 열을 이용하면 안 된다. 이미 동상으로 인해 손상 받은 부위 조직들의 감각이 둔화돼 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인 화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열이 난다고 해서 알코올섭취를 하는 경우가 있다.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말초혈관을 일시적으로 확장해 열이 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열손실이 일어나 저체온증을 초래할 수 있다.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담배도 삼가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응급처치를 잘 해도 사후약방문이라, 미리 준비해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동창과 동상을 막으려면 체온을 유지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특수섬유를 이용한 발열 소재의 내의 등 얇고 따뜻한 방한복이 시장에 많이 나와있다. 이런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움직임이 제한되지 않도록 해야 체온을 유지하면서도 혈액순환을 원활히 할 수 있다. 내의는 반드시 땀을 흡수하고 잘 마르는 재질로 입어야 한다. 땀에 젖은 내의는 차갑게 식어 동창, 동상을 유발하기 쉽기 때문이다. 신발은 너무 꽉 끼지 않아야 발의 혈액순환을 방해하지 않는다. 설산이라면 방수가 되는 신발을 신어 양말이 눈에 젖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여분의 마른 양말을 준비해 양말이 젖을 때마다 갈아 신어야 동창과 동상을 예방할 수 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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