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혀가 ‘새파란’ 개가 있다고? 개 혀에 관한 놀라운 사실

부산갈매기88 2018. 7. 6. 07:29

물 마실 때는 숟가락처럼 구부려

개의 혀는 생각보다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물론, 물을 마시고 체온을 낮추는 데도 활용된다. 개의 혀와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소개한다.

◇고양이처럼 혀로 그루밍하기도
고양이가 자신의 몸을 핥아 '그루밍'하면서 털 관리를 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다. 그런데 개도 그루밍을 한다. 안타깝게도 고양이처럼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한다. 고양이 혀에는 돌기가 많아 마치 사포 같다. 따라서 고양이는 털을 혀로 핥으면 이물질이 쉽게 제거되는데 개의 혀 표면은 고양이보다 훨씬 부드럽다. 개가 혀로 그루밍해도 반려인이 빗 등으로 다시 빗겨주며 털 관리를 해야 한다.

◇입에 꽉 차는 '큰 혀' 가진 개 있어
혀가 입에 꽉 찰 정도로 커지는 것을 '대설증(大舌症)'이라 한다. 개도 대설증을 앓는다. 특히 혀가 큰 종인 '복서'에게 많이 나타난다. 복서는 혀를 입 밖으로 내놓고 다니기도 한다. 다행히 혀가 커서 건강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단, 필요한 경우에 혀 크기를 줄이는 수술을 할 수 있다.

일부 개는 입에 꽉 찰 정도로 큰 혀를 가졌다.
일부 개는 입에 꽉 찰 정도로 큰 혀를 가졌다. /저작자 by Jennifer Prince, flickr (All Rights Reserved)


◇혀로 상처 핥게 놔두면 안 돼
모기에 물렸을 때 침을 바르면 살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이에 개가 자신을 상처를 핥는 것을 일종의 치료 행위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개의 입에는 600종 이상의 균이 살고 있다. 개가 상처를 핥게 하면 상처가 덧날 수 있어 위험하다.

◇혀 내밀고 열 발산 도와
개가 더울 때 혀를 내놓고 헉헉거리는 것은 열을 발산시키는 행위다. 개의 땀구멍은 발바닥과 코에 일부 존재해 사람처럼 땀을 흘리며 열을 식히지 못한다. 대신 혀를 내놓고 헉헉거리면서 혀, 입, 상기도(인후 등)에서 습기가 빨리 증발하게 한다. 사람이 땀을 흘리고 증발시키는 과정에서 체온을 내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일부 개는 혀 파란색… 건강 더 유심히 살펴야
개의 혀는 보통 홍색이다. 그런데 차우차우, 샤폐이 같은 일부 종은 혀 색이 파랗거나 검다.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두 종은 모두 중국 견종이고 유전적으로 매우 밀접한 종이라는 특징이 있다. 혀가 파란색이면 건강을 체크할 때 단점으로 작용한다. 뉴욕 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인 앤 호엔하우스(Ann Hohenhaus) 박사는 "보통 분홍색 혀가 파랗게 변하면 개에게 산소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신호로 폐나 심장 질환, 헤모글로빈에 이상이 생긴 것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혀가 원래 파란 개는 이런 증상을 혀로 알아채기 힘들어 반려인의 주의가 필요하다.

차우차우와 샤폐이의 혀 색은 파랗거나 검다.
차우차우와 샤폐이의 혀 색은 파랗거나 검다. /저작자 by Selbe Lynn, flickr (All Rights Reserved)


◇혀로 '숟가락' 모양 만들어 물 마셔
개는 물을 마실 때 혀를 숟가락처럼 구부려 활용한다. 숟가락 모양으로 구부러진 혀 안에 최대한 많은 물을 모아 입 안쪽으로 빠르게 넣는 식이다. 이는 고양이와 다른 형태다. 고양이는 혀끝만 사용, 혀에 있는 많은 돌기가 물과 닿았을 때 생기는 물기둥을 재빨리 입으로 넣는 방식을 활용한다. 

개가 혀를 숟가락처럼 만들어 물을 담아 마시는 모습.
개가 혀를 숟가락처럼 만들어 물을 담아 마시는 모습. /BBC Earth Unplugged 유투브 캡처


 출처: 조선일보 2018.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