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 속 어제 일본판 복날
치어 남획으로 공급 크게 줄어… 도매가격 작년보다 40% 올라
'복날' 삼계탕 한 그릇은 잠시나마 더위를 이기게 도와준다. 일본에서도 우리의 복날에 해당하는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가 있다. 일본 사람들은 이날 보양식으로 삼계탕이 아닌 장어를 먹는다. 일본은 연일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살인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20일 도요노우시노히를 맞았다. 그러나 여느 해와 달리 식당가에서 장어가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최대 수산시장 쓰키지시장에서는 장어 공급 부족 때문에 거래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7월 10t에 달했던 거래량이 이번 달엔 그 절반인 5t에 그칠 전망이다. 쓰키지시장의 도매상들은 "이렇게까지 장어가 없는 건 처음"이라며 "장어가 아무리 비싸도 팔리는 날인데 이렇게까지 물건이 없으면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물량 부족으로 장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도매 가격은 1㎏ 5500엔(약 5만52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나 올랐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장어덮밥도 500~1000엔 올랐다. 수퍼에서 파는 장어구이는 한 마리 가격이 2980엔(약 3만원)이나 한다. 작년보다 1만원이나 올랐다.
장어 품귀 현상은 양식에 필요한 '치어(稚魚·새끼 물고기)'가 지난해 급감하면서 빚어졌다. 장어는 일본·한국에서 3000㎞가량 떨어진 태평양에서 번식한 뒤 11~4월 동아시아 쪽으로 오는데, 일본과 한국·중국 등은 이 시기 치어를 잡아 양식에 쓴다. 하지만 치어 남획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일본 수산청에 따르면 30년 사이 치어 어획량이 40%나 줄었다고 한다. 일본 장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던 가고시마의 경우 올해 잡은 장어 치어량이 작년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식품업계 사이에선 "장어 판매 경쟁을 자제하자"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출처 : 조선일보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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