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달마대사가 있을 법한 ‘노을’ 명소 미황사

부산갈매기88 2018. 12. 26. 08:26

미황사 원점회귀와 송촌마을 잇는 산행 인기 있어

용의 등골 같은 거친 바위가 이어지는 달마산 주능선.
용의 등골 같은 거친 바위가 이어지는 달마산 주능선.

 

해남 달마산 미황사 응진전 낙조는 한반도에서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방극락, 즉 정토를 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석양을 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출에서 기를 받고, 일몰에서 위안을 얻는다. 일출은 시적이고, 일몰은 소설적이다. 위안을 얻고 소설적 영감을 떠올리기 위해 미황사가 있는 해남 달마산으로 가보자.

달마산 미황사 일원은 명승 제59호로 지정된 국가지정문화재구역이다. 달마산이란 이름은 경전dharma·達摩을 봉안한 산이란 뜻에서 비롯됐다. 달마대사가 ‘중국에서 선禪을 전하고, 해동의 달마산에 늘 머물러 있다’ 하여 달마산으로 했다는 설도 있다. 요즘 나온 지형도에는 ‘達馬山’으로 돼 있다. 산 능선은 마치 공룡의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기암과 괴봉이 7km에 걸쳐 이어져 있다. 남해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데 손색이 없을 만큼 풍광이 수려하고, 힘찬 기상과 장엄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달마산은 불상과 바위, 그리고 석양이 조화를 이뤄 더욱 아름답다. 특히 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서해 낙조는 남도 제1경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려한 산세에 미황사를 안고 있다.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8년(749)에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황사에 전하는 설화는 다음과 같다.

 

‘인도에서 경전과 불상을 실은 돌배가 사자포구(현 갈두항)에 닿자, 의조화상이 이것을 소 등에 싣고 오다가 소가 드러누운 골짜기에 절을 지어 미황사라고 했다.’

 

1692년(숙종 18)에 민암이 지은 <미황사사적비>에 “미황사의 ‘미’는 소의 아름다운 울음소리에서 따왔고, ‘황’은 금인金人의 황금빛을 따와 지었다”고 나온다. 미황사의 창건설화는 불교가 중국을 거치지 않고 인도에서 바로 전래됐다는 남방전래설을 뒷받침한다. 미황사 대웅전이 보물 제947호, 응진당이 보물 제1183호, 괘불이 보물 제1342호로 국가지정문화재 3점이 있다.

 

달마산 산행은 미황사 기점의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미황사는 검은 돌이 갈라지면서 나온 소가 점지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산행은 미황사로 들어서기 전 오른쪽 임도를 따라 걸으며 시작된다. 잠시 길을 따르면 ‘작은 금샘 0.8㎞, 미황사 0.2㎞’ 안내판이 나타난다. 여기서 숲길을 따라 20분쯤 걸으면 기암절벽을 파고들며 조망이 멋진 바위지대로 올라선다.

 

문바위재를 만나는 능선길부터는 거친 암릉이 나타난다. 바위를 우회하거나 데크계단을 따라 오르거나, 고정로프 붙잡고 올라야 한다. 이렇듯 바위가 많아 거리에 비해 산행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오르막의 끝에서 맞는 달마산 정상에는 2~3m 높이의 돌로 쌓은 봉수대가 있다.

 

하산은 다시 문바위 쪽으로 향하다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것이 무난하다. 문바위 직전, 문바위 안부, 작은금샘 갈림목 어디서 하산하든 다시 미황사로 돌아갈 수 있다. 미황사 기점의 원점회귀 산행은 3시간 남짓 소요된다.

 

더 긴 산행을 원한다면 정상에서 북릉을 타고 농바우재나 바람재까지 능선 산행을 즐긴 뒤 송촌마을로 내려서면 된다. 송천마을에서 시작해 능선을 타고 달마봉을 거쳐 미황사로 내려서거나, 도솔봉까지 뽑는 종주 산행도 인기 있다. 거리에 비해 암릉이 많아 시간과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달마산 등산지도
교통(지역번호 061)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목포역에 하차해 버스로 해남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1일(05:10~22:25)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2시간 30분(5만3,100원) 소요.

목포에서는 해남행 버스가 1일(06: 45~21:00)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1시간 소요, 6,300원. 해남버스터미널에서는 미황사행 버스가 1일 3회(08:20, 11:00, 14:05) 운행. 광주에서 해남행 버스가 수시 운행하며 1시간 30분 걸린다.

숙식(지역번호 061)

송촌마을 입구 매화식당(536-9595)의 백반은 (1인 7,000원) 23가지 반찬이 나온다. 미황사와 해남읍내로 가는 도로에 있어(현산면 월송리 204-2번지) 접근이 편하다. 승용차는 물론 버스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생삼겹살(1인분 1만 원)과 오리주물럭(3만5,000원)도 별미다.

두륜산 입구에 유선관(534-2959), 산장민박(533-6110), 해남유스호스텔(533-0170) 등이 있다.
 

 

 

월간산/조신일보 201.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