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해산물 절반이 양식]
갑오징어 완전 양식에 성공하고 동해안서 서식 불가능하던 대서양 연어도 6㎏으로 키워
참치는 日서 치어 들여와 양식 중… 올해 '참치펀드'까지 등장
AI·빅데이터로 친환경 기술개발, 도심 양식장 내년쯤 등장할 듯
오랜 기간 살오징어 양식 방법을 연구해온 국립수산과학연구원은 오징어 값이 폭등하자 지난해 갑오징어 양식으로 눈을 돌렸다. 살오징어는 연어와 같은 회유성 어종인 데다 어린 살오징어가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밝혀지지 않아 양식에 번번이 실패했지만, 여기서 쌓은 노하우가 갑오징어 양식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어린 갑오징어의 초기 먹이를 밝혀내는 데 성공한 연구진은 연구 착수 1년 만에 인공으로 부화한 갑오징어를 어미로 키운 뒤 이 어미로부터 다시 알[卵]을 받아 부화시키는 '전(全) 주기적 양식'에 성공했다.
◇식탁 오르는 수산물 절반이 양식…못 기르는 게 없는 양식 강국
우리나라에서 현대적 의미의 양식업이 시작된 것은 1960년대부터다. 1963년 농림부 산하에 국립수산진흥원이 설립돼 본격적인 수산자원 연구를 시작하면서 김과 미역, 파래 같은 해조류 양식이 시작됐고, 1980년대 이후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굴, 가리비, 참돔, 광어, 우럭, 새우 같은 품목까지 양식할 수 있게 됐다.
'잡아서 먹는 시대가 아니라 길러서 먹는 시대'가 되면서, 국민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 절반 정도는 이미 양식이다. 특히 김과 미역, 전복, 장어는 국내산 대부분이 양식이고, 송어는 98%, 굴은 89%, 광어는 88%, 새우는 16%가 양식으로 생산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노르웨이, 덴마크, 일본 등과 더불어 세계 7대 양식업 강국이다. 수출에서도 양식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양식품종 수출액은 2013년 5억4870만달러에서 2018년 8억2137만달러로 50% 가까이 늘었다.
◇내년엔 대서양 연어도 식탁 오를까…도심 속 양식장 연구도 활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대서양 연어도 올해 국내에서 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몸길이 최대 150㎝에 이르는 대서양 연어는 송어속 중 가장 큰 종으로 전 세계 연어 소비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규모가 60조원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연어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입액이 5000억원에 육박한다. 2015년부터 연어 양식에 도전해온 한 중소기업은 동해안에서 서식이 불가능한 대서양연어를 상품성 있는 6㎏ 이상으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대서양연어를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실제 상업화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대서양연어가 유입되면 국내 생태계를 교란하고 전염병 확산 등 '제2의 배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게 환경부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대서양연어 4만t가량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양식했을 때 소비자에게 발생하는 편익과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부처 간에 협의 중"이라며 "협의가 잘돼 국내산 양식 연어를 소비자 식탁에 올리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새로운 품종의 양식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양식 기술의 업그레이드다. 같은 광어를 양식하더라도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가미해 양식 효율을 높이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법을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지난 2016년에는 양식어류의 유해한 배설물(암모니아 등)을 사육수조 내에서 유익미생물(바이오플록)로 분해해 배출수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재사용하는 바이오플록 기술을 세계 최초로 담수어류 양식에 접목시켰다. 최근에는 친환경으로 물고기 양
식을 하면서 무농약 채소까지 함께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플록-아쿠아포닉스' 기술도 개발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폐수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도시에서도 양식장을 운영하는 고도의 기술을 내년쯤 시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심 속 빌딩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스마트팜과 마찬가지로 도심 속 공장에서 물고기를 키워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모습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
조선일보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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