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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면역력… 림프계 활성화로 '감염' 맞서자

부산갈매기88 2020. 2. 26. 07:42

['면역 첨병' 림프계 관리법]
균과 싸우는 림프구 생성·운반… 순환 느려지지 않게 관리해야

매일 10분 귀밑·겨드랑이 마사지
필수지방산·알칼리성 채소 섭취
복식호흡·스트레칭·운동 도움

코로나19 치료 전략으로 의료진들은 '면역력'을 지목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체내에서 면역체계를 전담하는 '림프계' 건강을 지켜야 한다. 몸 곳곳과 연결돼 신체의 '하수도'라 불리는 림프계는 다양한 기전으로 균을 막는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만성백혈병센터장)는 "림프계는 세균과 싸우는 림프구를 생성하고, 균 침입 시 림프구를 출동시켜 우리 몸을 지킨다"고 말했다.

◇면역체계 '지휘소' 림프계

림프절·림프관으로 구성된 림프계는 국방부와 같다. 쉽게 말해 림프절은 '면역 군대'인 림프구가 훈련하고 주둔하는 거점이고, 림프관은 병력을 움직이는 수송체계다. 콩처럼 생긴 림프절은 2가지 림프구를 활용해 면역력을 높인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우리 몸에 들어온 균을 잡아먹는 백혈구 T림프구와 특정균의 항체를 생성하는 B림프구를 사용한다"며 "림프절은 림프구가 적정 능력을 갖출 때까지 성장시킨 다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적정량을 저장해둔다"고 말했다.

면역체계에서 림프계 역할
/클립아트코리아
그러다 병원균이 들어오면 림프관을 통해 림프구가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병원균과 싸워 다치거나 죽은 림프구는 다시 림프관을 통해 돌아온다. 김광준 교수는 "병원균을 접했던 이들은 다시 림프절에서 싸울 준비를 한다"며 "이러한 반복 학습과정을 통해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속도 느려지거나 망가지면 감염 취약

림프계는 심장처럼 엔진 역할을 하는 기관이 없고, 균과 충분히 접촉해야 면역계가 활성화되는 특성 때문에 순환 속도가 혈관보다 느리다. 하지만 술, 담배, 스트레스 등으로 염증이 생겨 지나치게 느려지면 문제다. 장기간 이러한 상태가 이어지면 면역력이 약해져 전신 쇠약, 발열,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김광준 교수는 "림프계가 손상되는 만큼 바이러스와 싸울 힘이 떨어진다"며 "이번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도 맞설 힘이 없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는 "림프 순환이 느려지면 피부가 두툼히 접히고, 움직인 다음 무겁고 뻐근한 느낌이 든다"며 "이때는 림프 순환을 위해 꾸준히 림프 배출 마사지를 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림프계는 다행히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개체수가 적은 동맥과 달리 림프관은 그 숫자가 많기 때문이다. 김광준 교수는 "심장과 연결된 관상동맥이 고속도로라면, 림프관은 동네 도로와 같다"며 "촘촘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는 림프절은 완전히 망가지지 않는 한 순환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수술, 방사선, 외상으로 림프계가 크게 다치는 경우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때는 림프절 손상으로 인해 림프액이 순환되지 않아 부종이 생기거나 각종 감염에 취약해진다. 양은주 교수는 "수술로 림프관과 정맥을 잇거나 림프 순환에 도움을 주는 저탄력 압박붕대, 기능성 의류 등을 착용하는 방법이 도움된다"고 말했다.

◇림프 순환 촉진하면 면역력 증진 도움

림프계 속도가 개선되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엄기성 교수는 "운동에 의한 근육수축은 림프액 순환에 펌프 역할을 해 순환을 촉진한다"며 "잠재적으로 감염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림프 순환을 위해 3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과 꾸준한 스트레칭 등 물리적인 자극이 권장된다. 양은주 교수는 "근골격의 수축, 림프관과 근접한 동맥 박동 등은 림프 흐름을 빠르게 한다"며 "실제로 적절한 강도와 속도로 운동하면 림프 속도가 10~30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마사지도 권장된다. 귀밑, 목 뒤, 겨드랑이에 있는 림프절을 매일 10분 정도 가볍게 마사지하면 림프 순환이 촉진된다. 양은주 교수는 "복식호흡을 통해 복부 근육을 자극하거나, 바른 자세를 유지해도 림프 순환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식단도 알맞게 짜야 한다. 림프에는 지방 성분이 많고, 성질이 알칼리성이다. 따라서 고등어·달걀 등 필수지방산 음식과 아보카도·사과·마늘 등 알칼리성 채소를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 여기에 2L 이상 충분한 수분 섭취가 더해지면 더 좋다. 엄기성 교수는 "적정량의 수분이 들어오면 체내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2020/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