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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의 보루 36~37.5℃… 꽃샘추위에 지지 말자

부산갈매기88 2020. 3. 15. 15:02

[심부 체온 관리법]

체온 낮아지면 세균 감염 취약, 피부 표면 아닌 '심부 체온' 중요
자율신경 불안 만성질환자 주의… 실내 춥다면 겉옷·모자 착용을

경칩(驚蟄) 지나 이미 봄이지만, 기온이 떨어지면서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주말에는 서울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예정이다. 이렇게 꽃샘추위가 찾아오는 시기에는 '체온'을 잘 지켜야 건강하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는 "건강한 체온은 36~37.5도인데, 노약자들의 경우 갑자기 추워지면 실내에서 생활해도 체온이 36도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36~37.5도의 '건강한 체온'을 유지해야 면역력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체온 낮으면 신진대사 기능도 저하

'체온이 낮으면 면역력도 떨어진다'고 흔히 얘기한다. 많은 전문의가 이에 동의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몸이 적정 체온보다 낮아지면 신진대사기능이 떨어져 바이러스·세균 감염에 취약해지는데, 이를 면역력이 약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덕철 교수는 "대사활동과 관련한 세포 화학반응이 일어날 때 몸 속에 필요한 효소들이 있는데, 이 효소가 잘 활동할 수 있는 최적 온도가 적정 체온"이라며 "체온이 낮아지면 효소도 잘 활동하지 못해 에너지 대사가 잘 안되고 면역력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암세포는 활성화된다는 쥐 실험 결과도 있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에 나쁜 영향을 준다.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고, 실내에서도 긴 옷을 입고 명상·체조 등을 꾸준히 해야 정상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에 나쁜 영향을 준다.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고, 실내에서도 긴 옷을 입고 명상·체조 등을 꾸준히 해야 정상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특히 몸의 바깥쪽 온도인 '표면 체온'이 아니라, 몸 깊은 곳의 '심부 체온'이 중요하다. 표면 체온은 피부 쪽 체온이며, 우리 몸의 진짜 체온은 심부 온도에 가깝다.

이덕철 교수는 "피부는 외부 기온에 바로 반응하다보니 표면 체온은 변동이 크며, 외부 환경으로부터 심부 체온 저하를 막는 방어선 역할에 가깝다"며 "체온을 잴 때 입 안이나 항문 측정을 추천하는 이유도 심부 체온 측정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65세 이상·진통제 복용자 특히 주의

꽃샘추위에 맞서 심부 체온 유지에 특히 신경써야 하는 사람이 있다. ▲65세 이상 ▲만성질환자·갑상선 질환자 ▲관절염 등이 있어 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이다. 65세 이상은 노화로 인한 체내 세포 기능 저하 때문에 에너지 생성이 잘 안 된다. 이때 체온이 떨어지기 쉽다.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같은 만성질환자와 갑상선 질환자는 체온 조절과 관련있는 자율신경계가 건강한 사람보다 불안정한 편이다. 관절염·두통이 있어 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 계열)를 오랫동안 복용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는 체온을 내리는 해열제로도 쓰이기 때문에, 장기 복용하면 체온이 적정 수준보다 떨어질 위험이 있다.

따뜻한 차 마시고 실내 운동을

다음은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심부 체온 유지법이다.

온도·습도 유지='봄이니 보일러를 끄고 자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꽃샘추위를 무시하면 안 된다. 게다가 사람의 체온유지 기능은 새벽에 가장 취약하다. 해뜨기 직전은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낮은 시기이기도 하므로, 보일러 등을 이용해 실내 온도를 잘 유지하길 권한다. 김병성 교수는 "실내 온도는 20~23도, 습도는 약 40%를 유지하면 좋다"며 "온도에 신경쓰다 습도를 놓치기도 하는데, 습도가 낮으면 체표면에서 땀 등이 더 잘 증발해 체온이 낮아지기 쉬우니 식물·빨래 널기·가습기 등으로 습도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실내에서도 긴 옷·모자 쓰기=피부를 노출할수록 체온은 쉽게 내려간다. 창문을 열고 환기하거나, 청소를 위해 현관문을 열 때 팔과 다리를 덮는 긴 옷을 입거나, 겉옷을 걸치길 권장한다. 모자 쓰기는 심부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체온의 절반가량이 머리를 통해 손실되므로, 쌀쌀하게 느껴진다면 실내에서도 모자를 착용하는 게 낫다.

따뜻한 차 마시기=따뜻한 음식물을 먹으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면서 몸이 따뜻해진다. 특히 차(茶)는 액체이며, 소화기관으로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심부 체온을 손쉽게 올릴 수 있다.

명상·체조하기=명상이나 운동도 도움이 된다. 이덕철 교수는 "명상, 요가, 심호흡 등 '이완요법'을 추천한다"며 "스트레스 등으로 체온 조절이 잘 안 될 수 있는데, 이완요법은 흥분된 교감신경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체내 체온 조절 시스템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실내 자전거·체조·스트레칭 등 운동은 대사 능력을 향상시키고 체온 유지에 필수인 근력을 키워준다


출처 : 조선일보/2020/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