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여름철 생선회, 이것이랑 먹으면 걱정 끝! 횟집 밑반찬으로 나오는 이유 있었네

부산갈매기88 2020. 8. 13. 07:10

 

 

이는 우리에게 락교(ラッキョウ)로 알려졌지만 순 우리말은 ‘염교'입니다. 이는 한의학에서 해백이라고 불리는 약재입니다.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서는 해백을 ‘止久痢冷瀉. 常煮食之’, 즉 ‘오래된 설사와 속이 차가워서 발생하는 설사에 삶아서 먹는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차가운 음식인 회에 해백은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일 뿐 아니라 혹시나 회를 먹고 발생하는 설사와 같은 식중독증상을 치료하는 치료약재이기도 하니깐 회와 함께 해백을 먹는 것은 금상첨화입니다.

해백은 본초학적으로 백합과에 속하는 '돌달래, 산달래'라고도 불리는 파의 머릿부분으로 횟집에서 사용하는 염교는 이 해백을 식초, 설탕, 소금을 배합해 만든 초절임 물에 절여서 만듭니다. 본초학 교과서에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매우며 장을 소통시키고 차가운 기운을 흩어내고 기운을 돌려 소화불량이나 적체를 해소한다(溫辛散寒, 行氣導滯)고 언급되어있습니다. 이 해백의 기운을 통하게 하는 약리적 효과를 이용해서 오늘날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인 가슴 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처방인 과루해백반하탕, 과루해백백주탕의 주 약으로 해백이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이 해백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고 염증을 치료하며 항생제 역할도 하는데 조리를 해서 먹을 때보다 생으로 먹을 때 그 효과가 더 뛰어납니다. 그래서 회와 함께 먹는 염교의 경우 생으로 초절임을 하거나 가볍게 데쳐먹기 때문에 비브리오균의 활동을 억제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장염환자의 경우 B형간염보균자로 원래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평소 식습관이 아채를 잘 안먹고, 회를 먹을때도 염교나 생강 초절임같은 회를 먹고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조절해주는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횟집이나 초밥집에서 함께 나오는 염교, 생강 초절임, 마늘, 마늘쫑 등은 따뜻한 기운을 가진 음식으로 위장기능을 올리고 차가운 생선회가 몸에 들어갔을 때 부작용을 줄이는 음식인데, 환자분은 면역력이 약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먹지 않았기 때문에 장염에 걸렸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함께 회를 먹은 다른 동료들과 달리 본인만 장염으로 복통과 설사로 고생한 것입니다.

이 해백을 건강식품처럼 복용을 한다면 하루 6-9g정도 가루를 내거나 차처럼 끓여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속이 늘 차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자주 체하는 경우, 가슴이 뻐근하고 갑갑한 느낌이 잦을 때, 찬 음식을 먹으면 배가 자주 아픈 경우 드시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해백의 성분 중 알리신이 있기 때문에 위염, 위궤양이 있는 환자의 경우 복용을 하면 속쓰림이 유발될 수 있으니 양을 줄이거나 복용시 주의해야 하고, 공복에는 되도록 복용하지 않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조선일보 20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