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단풍놀이도 '드라이브 스루'로 즐긴다. 사람 북적이는 관광지보다는 자가용을 몰고 단풍 때깔 고운 산길을 느긋하게 달려보는 것도 좋겠다.
단풍놀이조차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는 가을. 코로나 시대의 안전한 서비스로 주목받은 ‘드라이브 스루’를 여행에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자가용을 타고 차창 밖 만산홍엽을 감상하고 인적 드문 곳에서 잠깐 산책까지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비교적 덜 알려진 단풍 드라이브 코스 5개를 골랐다.
한국 대표 청정 오지 - 홍천 내린천
강원도 인제와 홍천을 잇는 446번 지방도 '내린천로'는 깊은 계곡을 달리는 길이다. 그만큼 단풍 때깔도 곱다.
서울양양고속도로 내린천 휴게소에서 남쪽으로 빠지면 그림 같은 길이 나타난다. 내린천과 나란히 이어지는 약 30㎞ 길이의 446번 지방도 내린천로다. 강원도 인제와 홍천에 걸쳐 있는 내린천로를 달리다 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청정 오지인 미산계곡과 살둔계곡이 연이어 나타난다. 길 좌우로 때깔 고운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고 있다. 하얀 줄기를 드러낸 자작나무 군락도 더러 보인다. 방태산 남쪽 자락에 자리한 ‘개인약수’ 찾아가는 산길도 단풍이 눈부시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 - 단양 보발재
소백산 북쪽 자락, 구인사 가는 언덕인 보발재는 깊은 가을 환상적인 색으로 물든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남한강이 휘감는 충북 단양에는 경치 좋은 드라이브 코스가 많다. 그중에서도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면, 595번 지방도 ‘구인산로’를 꼽을 수 있다. 보발재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소백산 북쪽 자락, 구인사 가는 험준한 고갯마루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자전거,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리는 사람도 많다. 사실 운전하면서 감상하는 각도보다는 하늘에서 굽어보는 모습이 압도적이다. 드론으로 보발재를 촬영하러 오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놀이기구 안 타도 좋아 - 용인 에버랜드
가을에 에버랜드를 찾는다면 놀이기구도 좋지만 진입로의 화려한 단풍을 감상해보자. [사진 에버랜드]
가을 에버랜드는 놀이기구를 안 타도 좋다. 명품 단풍을 감상할 수 있어서다. 에버랜드 안쪽에도 단풍이 물들지만, 진입로가 훨씬 화려하다. 영동고속도로 마성 톨게이트부터 에버랜드 서문과 캐리비안 베이를 지나 에버랜드 정문에 이르는 5㎞ 구간이 하이라이트다. 도로가 산허리를 끼고 돌아 다양한 각도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에버랜드 서쪽, 호암미술관 앞에 있는 호암호수도 장관이다. 호수에 비친 단풍이 그윽하다.
호젓한 나들이 코스 - 담양 담양호
담양 추월산은 전라남도의 5대 명산에 꼽힌다. 화려한 단풍과 담양호가 어우러진 모습이 근사하다. [사진 담양군]
죽녹원, 소쇄원, 메타세쿼이아길. 전남 담양을 찾는 여행객이 주로 찾는 명소다. 세 곳 모두 멋진 풍광을 자랑하지만 호젓하게 단풍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다면 담양호와 추월산(731m) 쪽으로 가보자. 담양 주민이 즐겨 찾는 나들이 코스다. 단양군청에서 약 15분 거리에 담양호가 있다. 담양댐을 거쳐 추월산 가마골까지 느긋하게 운전하면서 만산홍엽을 감상하면 된다. 험한 산이 아니니, 추월산 등산을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산한 옛길 - 대구 팔공산
팔공산순환도로에는 단풍나무가 많다. 10월 말부터 새빨갛게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대구관광뷰로]
팔공산(1192m)은 거대하다. 대구의 진산으로 알려졌지만, 경북 군위·영천·칠곡까지 뻗쳐 있다. 대구 쪽 팔공산순환도로가 아무래도 가장 유명하다. 파계삼거리에서 팔공 CC까지 이어진 구간이 순환도로의 하이라이트다. 단풍나무와 벚나무가 주종이어서 울긋불긋 물든 풍광이 내내 펼쳐진다. 파계사 들어가는 길도 온갖 단풍으로 화려하다. 팔공산 터널이 생기면서 한산해진 군위 ‘한티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 멋진 길이다. 한티재도 자전거 마니아에게 인기다.
[출처: 중앙일보]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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