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통풍 환자는 피해야 할 ‘과메기’

부산갈매기88 2021. 11. 24. 09:33

과메기.

가을부터 겨울은 방어를 비롯해 고등어, 꽁치, 삼치, 광어 등 생선들의 살(지방)이 통통하게 올라 더욱 맛있는 계절이다. 생선의 지방은 맛도 좋지만 몸에 좋은 성분도 많다. 신선한 회도 좋지만 꽁치나 고등어가 들어간 조림과 찌개 등도 이 시기에 딱 맞는 음식이며 술과 함께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생선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제조과정을 거쳐 먹는 방식이 있는데, 바로 ‘과메기’다.

현재는 어획량 부족으로 꽁치로 만든 과메기가 대세지만 과메기는 원래 청어로 만든다. 청어는 세계적으로 풍부한 생선이기 때문에 일본의 ‘미가키 니싱’, 스페인의 ‘르디나스 아렌케’, 영국의 ‘키퍼’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요리법이 있다. 물론 해풍에 말리는 우리나라의 방식은 다른 나라의 훈제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방법이며, 이 해풍에 말리는 과정에서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와 핵산이 증가한다. 우리 조상의 지혜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런 과메기의 원료가 되는 생선인 청어는 동의보감에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습비(濕痺)로 다리가 약해지는 데 쓴다”라고 기록돼 있다. 해석해 보자면 약성은 없어 그냥 가볍게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일종의 영양부족이나 근력부족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습비에 썼다는 것은 청어의 영양학적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청어의 핵심 성분은 오메가3나 DHA와 EPA 등의 불포화 지방산이다. 이는 같은 등푸른생선에 속하는 꽁치·고등어에도 풍부한 성분이기 때문에 다른 차이점(식감과 크기 등)은 있지만, 꽁치나 청어 둘 중 어느 생선으로 만든 과메기가 더 좋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메가3와 불포화 지방산의 효과는 무엇보다 혈관 건강이다. 영양제로 따로 섭취하기도 하는 이 성분들은 혈관 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때문에 동맥경화·고혈압·심장병 등 여러 심혈관계 예방에 도움을 준다. 두뇌 기능 증진에도 좋아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 노년기의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눈의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입맛에 맞는다면 수능이 끝나고 논술시험 등을 치를 수험생들에게 딱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다.

TIP1. 과메기와 음주=과메기 특유의 비릿한 맛이 입맛에 너무 맞아 그냥도 잘 드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과메기의 기름진 맛이 술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술안주로 많이 찾는다. 과메기는 아스파라긴산 성분과 비타민도 풍부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통풍 질환을 유발하는 퓨린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체내 요산 수치에 문제가 있는 통풍환자들은 피해야 한다.

TIP2. 과메기 보관=보통 우리가 먹는 과메기는 반건조 과메기로, 수분을 상당량 함유하고 있어 실온에서는 쉽게 상하고 곰팡이가 핀다. 냉장보관을 하더라도 이미 생긴 곰팡이의 생장을 억제하긴 어려워 꼭 냉동보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생선기름이 산패하기 시작하면 역한 맛과 향이 구토를 유발한다. 이 맛과 향을 과메기의 원래 상태로 알고 있는 사람도 꽤 있을 정도로 과메기의 기름기(불포화지방산)는 쉽게 상한다.

경향신문 2021.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