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2022.새해 가덕도 연대봉/동편 둘레길 산행 후기(2022/1/01/토)

부산갈매기88 2022. 1. 3. 12:10

*산행일시: 2022. 1. 01. 토
*산행지: 가덕도 연대봉/동편 둘레길
*산행자: 금호지님, 동무님, 수아님, 일송님,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대항전망대~연대봉~희망정~대항새바지~대항마을 소희네식당(중식)~대항새바지~가덕기도원~동선새바지~성북마을
*산행시간: 5시간 46분(중식 50분 포함)

*산행거리: 도상거리 11.47km(실제 거리 13.95km)

호랑이해가 밝았다. 코로나로 지난 해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했는데, 새해엔 그 슬럼프에서 호랑이처럼 날쌔게 날아오르기를 소망한다. 한 해의 소망을 찾으러 사람들은 시간 여행을 한다. 새해 맞이란 이름으로.

새해 첫 번개산행지는 조금이나마 마음 전환이 될만한 가덕도로 정했다. 그 들머리는 대항전망대이다. 하단역에서 예전 같이 09:10 전후로 520번 버스가 출발을 했는데, 아뿔싸 시간이 바뀌어버렸으니. 새해 벽두부터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일단 58-2번 버스를 타고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까지 갔다. 그리고 거기서 가까운 용원택시회사로 전화해서 택시 1대를 부르니 5분만에 나타났다. 그런대 12분 거리인데 아프리카 노동자의 일주일치 월급인 25,000원을 달라고 한다. '악'소리 못하고 택시를 부른다. 급한 놈이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다고 했으니.

대항전망대에서 50여분이면 연대봉 정상까지 오른다. 오늘 바람도 불지 않고 날씨도 푸근하여 좋다. 게다가 미세먼지까지 적어서 시야 확보가 되어서 더 좋다. 봉수대가 있는 북쪽을 제외하고 사면이 탁 터여서 한 마리의 새가 될 수 있다. 북동쪽 낙동강 하구쪽의 모래톱이 아주 선명하게 다가와서 좋다. 그리고 서쪽 거가대교 방향으로 컨테이너선이 아주 느린 달팽이 속도로 신항을 향하고 있어서 거가대교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서 넋이 잠시 나간다. 남쪽은 언젠가는 가덕 신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사라져버리게 될지 모른다.

연대봉 정상석에서 잠시 시간을 멈추어 세운다. 단체 인증샷을 해둔다. 이 코시국에도 산에서 우정을 나눈 추억을 남겨두는 것 또한 산꾼에겐 중요하기에.

대항새바지 방향으로 내려가 대항마을 소희네식당에 도착한다. 새해 맞이를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여긴 코시국과는 거리가 멀다. 어디서나 먹는 전쟁이다. 1상(4인)에 32,000원이다. 한 상 단위로 음식값을 지불해야 한다. 둘이서 네명분의 반찬을 먹었으니 배는 새해부터 횡재한다. 가덕대교가 연결되어 이 집은 특수 호황을 소리없이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인간팔자 새옹지마라고 하던가.

중식 후 대항새바지의 동굴탐사를 하고, 가덕기도원 방향의 둘레길을 걷는다. 이파리가 무성한 여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등로이다. 모두 나목이라 나무 사이로 바다와 해안절경이 숨박꼭질을 하면서 얼굴을 내민다. 우리의 고통과 번뇌, 근심은 그 대자연 속에서 필터링화 되어 모든 게 걸러지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속으로 파고들면서 걷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근심, 걱정을 그 대자연 속에서 나뭇잎을 훌렁 떨쳐버리는 나목처럼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우울함과 근심을 무지개빛으로 바꾸는 것이 산행의 목적이다. 그래서 대자연 속에서 빨리 달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 자연은 은근히 우리에게 심오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풀 한포기, 고상한 모습의 바위나 암릉. 조물주가 만든 사물의 이미지를 체득하는 것이 우리 산꾼이 해야 할 일이다.

가덕기도원의 찬송가 소리를 들으며 동선새바지로 향한다. 성북마을의 520번 버스시간에 맞추도록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 중식을 너무 잘 먹어서 저녁은 건너뛰기로 한다.

다음주 금정산 이끼폭포 능선과 윗박능선길도 아름다운 암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절대로 빨리 달릴 수 있는 코스가 아니다. 자연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할 시간이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금호지님 작품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