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금정산 이끼폭포.녹정약수터/무위암.호국사 산허리길 산행 후기(2022.1. 8.토)

부산갈매기88 2022. 1. 10. 08:28

*산행일시: 2022. 1. 8. 토
*산행자: 앞마당님, 일송님, 대봉감님,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구서역 3번 출구~롯데캐슬 아파트~이끼폭포~정암약수터~놋정약수터~제 3망루~나비바위~동문~산성고개~무위암~호국사 갈림길~보광암~달오정사~금강식물원
*산행시간: 5시간 33(중식 45분 포함)
*산행거리: 도상거리 9.19km(실제 거리 10.93km)

이번 2주째 산행은 미션이 있는 산행이다. 이끼폭포와 녹정약수터를 찾는 미션이다. 대학 시절 공대생들은 오픈 북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그 오픈북 시험은 전자계산기까지 지참을 한다. 그처럼 오늘 산행은 등산 앱과 등산지도를 가지고 산을 오른다. 하지만 금정산 등산로는 거미줄처럼 얽혀있어서 이 등산 앱과 등산지도를 읽으면서 가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수월치 않다. 특히 만덕터널에서 범어사까지의 동쪽과 남쪽의 금정산자락의 등로는 거미줄과 같은 미로이다. 계곡과 능선으로 사방팔방 등산로가 얽히어 있다.

구서역에서 롯데캐슬 아파트 위쪽 산행 들머리에는 신축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그리고 그 옆의 개울을 따라 쭉 올라가는 것이 이끼폭포를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쉽사리 이끼폭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진짜배기 이끼폭포를 만나기 전 짝퉁 폭포를 만난다. 하지만 조금 더 계곡을 따라 올라가야 3미터 정도 높이의 이끼폭포를 만날 수 있다. 겨울이라 폭포수는 말 오줌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래도 이 겨울에 그 정도의 수량을 유지하는 게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첫번째 미션을 완수하고 놋정약수터를 찾아나선다. 지도상 이 약수터는 거의 제 3망루 가까이에 있음을 직감한다. 지나가는 길손에게 약수터의 위치를 귀동냥한다. 계곡 하나를 지나 북쪽 능선으로 향한다.

중간에 덤으로 정암약수터를 가기 전 금정산에서 제일 큰 너덜을 만난다. 장산의 너덜보다 규모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것 같다. 그 정암 약수터에서 녹정약수터는 계곡치기를 해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등로를 따라 오른다. 겨우 능선길에 붙는다. 그런데 녹정약수터는 그 능선길에서 불과 20여 미터 떨어져 있지 않았으니. 우리가 예상치 못한 거암 아래 약수터가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닌가. 거암 아래의 바위 틈새에서 샘물처럼 쏟아지는 물줄기에 감탄하며 물맛을 보지 않을 수 없다. 물은 지하수라 차갑지가 않다. 두번째 미션을 완수하고 제 3망루가 있는 금정산성으로 무뎌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제 3망루 가기 전 나비바위 옆에 점심을 먹으려고 자리를 펼친다. 오늘 햇살도 따스하고 바람도 미풍이라 봄날씨 같아서 더 좋다.

앞마당님이 준비한 라면으로 따뜻하게 배를 채운다. 이후 성곽을 따라 동문까지 간다. 그리고 산성고개에서 대륙암장으로 코스를 바꾼다. 그곳은 산허리길이라 걷기가 한결 편하다. 대륙암장은 암벽타기 연습을 하는 곳이다. 곳곳에 자일을 걸은 흔적들이 남아 있다.

무위암까지는 또한 산허리길을 따라 대각선으로 내려간다. 하산길은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은 완만한 길이 좋다. 오늘 4명의 호흡이 참 잘 맞는다. 앞마당님이 리딩을 해주었다. 그리고 롯데캐슬에서 이끼폭포와 놋정약수터 미션을 완수하는 데는 일송님의 역할이 크다. 얼마전 다른 산행팀과 이곳으로 왔었지만 놋정약수터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무위암을 지나고 호국사 바로 아래에서 보광암 방향으로 내려간다. 보광암의 연못에 노는 금붕어들은 소나무 아래 옹기종기 쉬고 있었다. 왜 한 곳에 모여 있을까? 추워서? 아님 그늘이 진 곳이라서? 의문이 생긴다.

지난 달 아기자기 능선으로 하산을 했는데, 오늘도 아기자기 능선의 들머리를 지나 달오정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온천시장에서 통닭을 먹는다. 옛날 통닭집이다. 오래동안 입에 밴 맛이다. 앞마당님이 한턱을 쏘아주셔서 감사하게 잘 먹었다.


오늘 일행들은 다른 산악회에서 인연이 되어 백산에서 꽃을 피우는 것 같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순수해서 좋다. 내가 백산에 온 게 10년이 되었지만 아직 우리 산악회 이외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백산에서 뼈를 묻겠다는 심정으로 다니고 있다. 내가 다른 산악회에 적응할 만큼의 체력이 안된 탓도 있을 모르지만. 그냥 백산이 좋다. 산이 좋고 사람들이 좋은 탓일지도.

            ▲ 들머리

            ▲▼이끼폭포

            ▲정암약수터

             ▲▼놋정약수터

            ▲▼고릴라바위

            ▲보광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