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101세 할머니 화가의 힘은?

부산갈매기88 2010. 7. 27. 09:41

 

미국 최고의 민속화가인 그랜드마 모제스는 101세로 타계했을 때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186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그랜드마 모제스는 시골 생활과 풍경을 즐겨 그렸던 화가였다. 그녀의 이름 앞에 ‘그랜드마(할머니)’라는 말이 붙은 것은 그녀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일흔일곱을 넘어서부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열두 살 때 부모의 농장을 떠나 스물여덟 살에 농부인 토머스와 결혼할 때까지 남의 집 가정부로 일했다. 결혼한 뒤 그녀는 남편과 함께 농사일을 하면서 평생 10남매를 길러 낸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리고 1927년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막내아들의 도움을 받아 10년 가까이 혼자 농사일을 하기도 했다.

 

일흔일곱이 되어서야 그녀는 농사일을 그만두고 딸의 집으로 가서 함께 살았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딸기즙이나 포도즙으로 색깔을 칠하곤 했던 그녀는 남편이 죽은 뒤 물감 대신 수를 놓아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딸의 집으로 옮겨올 무렵 그녀는 관절염 때문에 손가락을 움직이기 힘들어 바늘을 잘 다룰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진짜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했다. 한번도 캔버스와 붓, 물감을 갖춰 놓고 그림을 그려 본 적은 없었지만 그녀는 그림엽서의 그림을 베끼며 스스로 배워 갔다. 또 자신이 겪은 농장 생활과 같은 ‘그리운 옛날’의 추억들을 그렸는데, 〈추수감사절용 칠면조 잡기〉, 〈크리스마스 트리에 쓸 나무를 구하러>, <강 건너 할머니 댁으로〉, 〈단풍나무 농장에서 설탕 만들기〉 등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자신의 지나간 시간들을 그림에 담았다.

 

1939년 여든 살의 모제스 할머니는 드디어 뉴욕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녀에게는 참으로 감격적인 날이었는데 화랑의 주인이 그녀의 그림을 몽땅 구입할 정도로 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전시회를 열며 유명해질수록 욕심에 빠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백한 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1,600여 점의 그림을 남겼다.

 

그녀는 자손들에게 멋진 유산 한 마디를 남겼다.

“열정이 있는 한 늙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