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국의 닭울음소리가 들리는 ‘끝섬’, 가거도(1)

부산갈매기88 2010. 8. 10. 13:52

위 치 :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

동경 125도 07분, 북위 34도 21분.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끝섬 가거도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수도권에서는 KTX 열차와 여객선을 번갈아 타고 8~9시간동안 꼬박 내달려야 그 섬에 닿을 수 있다. 여객선이 출발하는 목포항과의 거리가 약 150㎞나 되고, 면사무소가 위치한 흑산도도 70㎞나 떨어져 있다. 그래서 큰맘 먹지 않고는 좀체 발을 딛기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면 상상했던 것 이상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거도는 전체면적이 9.18㎢에 해안선의 길이가 22㎞에 불과하지만, 섬의 한복판에는 해발 639m의 독실산이 우뚝하게 서있다. 신안군뿐만 아니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산봉우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산이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가거도라는 섬과 독실산이 하나임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하지만 독실산 정상에 오르기는 의외로 수월하다. 국가보안시설이 들어서 있는 그곳까지 반듯한 콘크리트포장도로가 개설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민박집 트럭을 빌려 타고 손쉽게 독실산 정상에 올라 설 수 있다.

사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현지인의 도움 없이 찻길이 아닌 등산로를 따라서 독실산 정상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후박나무, 동백나무, 구실잣밤나무, 굴거리나무, 참식나무 등의 상록수가 워낙 울창한데다 수시로 짙은 안개가 밀려와 길 찾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실산 산행은 길을 잘 아는 주민과 함께 나서는 것이 안전하다.

(좌) 삿갓재 고갯길에서 내려다본 가거도리1구 대리마을의 전경 (우) 섬등반도 끝의 성건여에서 갯바위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 <사진촬영:여행작가 양영훈>

사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현지인의 도움 없이 찻길이 아닌 등산로를 따라서 독실산 정상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후박나무, 동백나무, 구실잣밤나무, 굴거리나무, 참식나무 등의 상록수가 워낙 울창한데다 수시로 짙은 안개가 밀려와 길 찾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실산 산행은 길을 잘 아는 주민과 함께 나서는 것이 안전하다.

현재 독실산 등산코스는 크게 네 개가 개설돼 있다. 그중 가장 권할 만한 것은 가거도리2구인 항리마을에서 곧장 독실산 정상에 오르는 4코스이다. 하산할 때에는 480m봉과 해안길을 거쳐 출발지인 항리마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총 길이 10km에 대략 4~5시간쯤 소요되는 이 코스는 독실산 정상에 오르는 최단코스인데다 곳곳마다 천혜의 바다전망대에서 멋진 조망을 누릴 수 있다. 기상상태나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독실산 정상까지 다녀오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항리마을에서 왕복 2시간 거리의 신선바위까지 산보하는 기분으로 한번 다녀올 만하다.

가거도에서 가장 흔한 나무는 후박나무다. 이 나무는 가거도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다. 후박나무 껍질, 즉 후박피는 건위(健胃), 강장(强壯)에 특효가 있는 한약재로 쓰인다. 또한 말린 후박피를 끓여서 보리차처럼 마시면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이나 소화불량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한다. 현재 가거도의 후박피 생산량은 우리나라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후박피는 줄기에 수액이 잔뜩 오르는 6~8월에 벗긴다. 하지만 개인 소유의 산지에 자생하는 후박나무라 해도 주인이 마음대로 나무를 베거나 껍질을 벗길 수 없다. 후박피를 채취하려면 먼저 군청 산림과에 벌목신청서를 제출해야 된다. 그러면 담당 공무원이 현지실사를 해서 벌목 수량을 결정한다. 정해진 수량 이상의 나무를 무단 벌목할 경우에는 관련 법률에 의거해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좌) 한약재로 쓰이는 후박피를 벗기는 가거도 주민 (우) 가거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후박막걸리와 거북손 안주<사진촬영:여행작가 양영훈>

가거도에는 버스나 택시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튼튼한 두 다리와 민박집의 소형 트럭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래서 무작정 걷거나 얻어 타지 않으면 마을과 마을 간을 왕래하기가 어렵다. 가거도리1구인 대리마을과 2구인 항리마을 사이를 오갈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한번쯤은 느긋하게 걸어보기를 권한다. 숲이 울창하고 바다가 아름다운 가거도의 진면목을 파악하기에 걷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게다가 길 양쪽에 우거진 후박나무숲과 동지나해의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머릿속까지 맑게 해준다. 기분이 상쾌하고 발걸음마저 가볍다보니, 어느새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어느덧 항리마을과 섬등반도가 성큼 눈앞에 다가온다.

산세가 좋고 깎아지른 해안절벽에 둘러싸인 가거도에는 절경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인상적인 곳이 바로 섬등반도이다. 규모는 별로 크지 않지만,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서 완벽한 반도지형을 보여준다. 연이어진 네 개의 봉우리가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린 형태를 갖추었다.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요 촬영지로도 알려진 이 작은 반도는 뭍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천연전망대이다. 가거도 맨 남쪽의 회룡산과 북쪽 끄트머리의 가거도등대에 이르기까지 가거도의 서쪽 해안이 고스란히 시야에 들어온다.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