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 만물박사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는 그가 순수 지어냈을까?>

부산갈매기88 2010. 8. 19. 17:22

 

신대륙을 발견하고 고국에 돌아온 콜럼버스의 명성이 점점 높아지자 이를 시기하는 이들도 늘었다.

 

하루는 연회에서 어떤 사람이 콜럼버스에게 “배를 타고 대서양을 향해 서쪽으로 가면 새 섬을 발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요. 대체 그게 무슨 대단한 공로란 말이오? 당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오?”하고 물었다.

 

그러자 콜럼버스가 삶은 달걀을 내놓으며 세워 볼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 사람이 달걀을 세우지 못하자 콜럼버스는 달걀 아랫부분을 조금 깨고 탁자에 달걀을 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달걀을 세우는 것은 알고 보면 쉬운 일이고 남이 하고 난 다음에는 더 쉬워 보입니다. 그러나 누구든 처음으로 그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잘 알려진 이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는 흔히 발상의 전환을 언급할 때 자주 인용되는 일화다. 하지만 이 놀라운 역발상 역시 콜럼버스의 순수창작이 아니다. 달걀 끝을 깨뜨려 최초로 달걀을 세운 이는 아랍의 한스라는 사람이다. 한스의 달걀 이야기는 아랍에서 스페인으로 흘러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콜럼버스는 이를 남보다 먼저 알고 활용할 것 뿐이다.

 

물론 알고 보면 쉬운 일이고 남이 하고 난 다음에는 더 쉬워 보이지만, 누구든지 처음으로 한스의 달걀 이야기를 인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문정 <잡학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