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 만물박사

왜 좌완투수를 ‘사우스포’라고 할까?

부산갈매기88 2010. 11. 23. 07:20

야구중계를 보다 보면 왼손 투수가 등장할 때 흔히 ‘사우스포’란 용어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요즘은 이게 전염이 되었는지 다른 스포츠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흔히 왼손잡이를 부를 때 쓰는 말로 거의 굳어진 듯하다.

 

원래 사우스포란 말은 야구에서 유래되었다. 그렇다면 영어 southpaw 자체에 ‘왼손잡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이런 말을 쓰게 된 걸까? 그건 그렇지 않다.

 

우선, southpaw란 단어를 살펴보자. ‘사우스(south)'는 당연히 남쪽을 뜻하고, ’포(paw)'는 동물의 앞 다리, 곧 사람의 팔을 비유한다. 즉, 사우스포란 ‘남쪽 팔’을 뜻하는 단어이다. 왜 이런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를 왼손잡이 투수에게 붙이게 되었을까?

 

사우스포란 말은 1885년 ‘스포팅 라이프’라는 잡지에 처음 등장했으며 그 후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891년 시카고의 스포츠 기자 찰스 시모어가 사용하면서부터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우스포란 말이 생기게 된 배경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당시 야구장은 관중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홈플레이트를 서쪽에 위치하도록 야구장을 꾸몄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당시 경기가 주로 오후에 벌어졌기 때문에 타자와 관중들의 눈이 부시지 않게 하려는 깊은 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왼손잡이 투수는 1루를 향해 보고 홈으로 공을 던져야 한다. 이때 1루 방향이 남쪽, 즉 사우스였다. 1루측 관중들이 볼 때 왼손 투수는 남쪽으로 팔을 향하고 던지는 모습처럼 비춰져 사우스포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오른손 투수는 노스포(northpaw)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 하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는데 실제 오른손 투수를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고 하니 재미있는 일이다.

 

<출처: 이문정 잡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