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 허탄한 삶 ▣

부산갈매기88 2010. 12. 7. 07:32


서울시에 있는 어느 병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새벽에 몸집이 좋은 신사 한 사람이 심장마비로 병원에 실려 왔다. 친구들에 의해 업혀 온 이 신사를 급히 응급실로 옮겼지만 의사는 이미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확인했다.


그런데 의사는 죽어있는 이 사람을 보면서 의아한 느낌을 받았다. 죽을 때는 일반적으로 손을 펴고 죽는데 이 시신은 오른손을 펴고 왼손은 꼭 쥔 상태였다. 죽은 사람을 싣고 온 친구들이 집으로 전화를 하고 부산을 떠는 동안 의사가 조용히 시신에게로 다가가 움켜쥔 손의 손가락을 하나씩 펴기 시작했다.

 

시신의 마지막 손가락이 의사에 의해서 펼쳐질 때 그의 손에서 화투 두 장이 떨어졌다. 그 두 장을 보는 순간 의사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어어, 삼팔광땡이네"

 

사연은 이러했다. 이미 고인이 된 이 남자는 초상집에 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도록 화투를 쳤다. 새벽녘 가지고 간 돈을 모두 잃어갈 즈음 판돈이 잔뜩 쌓였는데 화투 두 장을 받아들고 살며시 펼쳐보니 삼팔광땡이었다.

 

그런데 이런 패가 나오면 약조에 따라서 이미 건 판돈의 세 배 이상을 거둬주게 된다고 한다. 그는 너무나 감격하고 놀란 나머지 화투 두 장을 미처 펼치지도 못한 채 "삼, 삼....." 하다가 쇼크로 죽고만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웃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들인 우리들이 바로 이런 삶을 일상적으로 살아갈 때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며 하나님과 관계없이 살아가는 이 세상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화투 두 장을 들고 말을 더듬다가 심장마비로 죽는 것이나, 화투보다 좀더 큰 땅 문서 서너 장을 들고 아등바등대다 유언도 못하고 죽는 것이나 다를 게 무엇인가. 눈에 불을 켜고 판돈을 노려보며 자기 앞으로 던져지는 두 장의 화투장에 가슴을 두근대는 것이나, 좀더 편안하고 안락한 미래를 위하여 이 도시에서 장사하고 저 도시에서 물건을 팔아 이익을 보리라고 생각하며 잠못 이루는 것이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그래서 성경은 말씀한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 이제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자랑하니 이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야고보서4: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