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전쟁 속의 친구

부산갈매기88 2011. 2. 10. 07:39

1955년 6월 25일 밤, 2차 세계대전 중이었다. 프랑스의 한 조그마한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외딴 집이 한 채 있었다. 그 집의 식구들은 저녁식사를 위해 식탁에 모여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심하게 비행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잠시후 얼굴을 검게 위장하고 기관총을 든 미군 두 사람이 들어서서는 물었다.
"아군이냐 적군이냐?"

 

그 가족들은 너무도 놀라 말을 잇지 못하였으나, 다섯살난 막내아들이 대답했다.

 "우리는 모두 친구잖아요."

 

미군의 표정이 다소 누그러지자 아버지가 물었다.
"어디서 왔소?"

 

미군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천국에서 왔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던 연합군 작전입니까?"
"그렇습니다."

 

연합군의 상륙작전을 위해 미리 낙하산 부대가 투입된 것이다. 그 미군 두 사람은 착륙당시 부상을 입어서 그 외딴집에 잠시 머무르며 치료를 받기로 하였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창문으로 내다보니 독일병사 세 사람이 그 외딴집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보기에 둘은 심하게 부상을 입었고 무기는 가지고 있지 않은 듯 했다. 그 집 식구들은 독일병사들에게도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기울여 그들을 보살펴 주었다.

 

결국 그 외딴집에는 독일병사와 미군병사가 한 집에 머무르게 되었고, 그들은 놀랍게도 서로 악수를 청했다. 밖에서는 적일지언정 그 외딴집에서 만큼은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냈다. 그들의 다정한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가 병사들을 향해 말했다.
 "이제 우리집에는 더 이상의 적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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