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불가능은 없다

부산갈매기88 2011. 2. 14. 08:09

70세 노인이 고입, 대입검정에 이어 대학수능시험을 치러 만학의 노익장을 과시. 1924년 생으로 당시 만 70세를 막 넘겨 최고령응시자가 된 리근복씨는 시험성적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듯 멋쩍게 웃기도 하였습니다.

고희의 나이에 손자또래 수험생들과 서울 연서중 고사장에 나란히 앉아 장장 360분 동안 답안지를 채우고 나온 리씨는 적어 온 답안과 정답을 맞춰보느라 땀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리씨는 이미 지난 92년 한해동안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를 잇따라 최고령으로 합격, 당당히 "실력"을 공인 받았고, 이제 시험이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붙었지만 수능을 치르고는 "검정고시처럼 만만치는 않았다"며 고개를 젓기도 하였습니다.

리씨가 뒤늦게나마 학문연마의 길에 들어선 것은 지난 88년.
평생 머슴살이, 막노동과 지게꾼으로 일해오던 그는 64세 되던 해,
"더 늦다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온 못배운 한을 풀지도 못하고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낮에는 쌀가게에서 일하고 밤에는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는 주경야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 이씨의 학력은 "일자무식이나 면하라"고 부친이 보내준 서당에서 배운 천자문이 전부였습니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에 재미가 붙으면서 지난 91년과 92년 두 해만에 국졸,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모두 통과하고 이제 대학진학의 꿈까지 키운 것입니다.

리씨는 "평생 지게질을 하면서 봐온 관절병 환자들을 보며 침술을 배울 수 있는 한의대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올해는 몰라도 요즘 들어 기억력이 오히려 되살아나 내년쯤이면 자신이 있다"며 밝게 웃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특히  요즘 일부 젊은이들은 너무 쉽게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며  배움은 평생 쉼 없이 이루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음이 조급하지만 않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만 않으면 늦었다고 생각될 나이에도 이렇게 정상을 향하여 출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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