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부산갈매기88 2011. 3. 17. 07:42

 

미하엘이란 천사가 어떤 여인의 영혼을 데려오라는 신의 명령을 받고 그 여인의 집으로 가 보니 그 여인은 하루 전에 쌍둥이 딸을 낳았습니다. 자기 영혼을 부르러 온 천사를 본 여인은 "천사님, 제 남편은 며칠 전 사고로 죽었고 일가친척도 없는데 제가 죽으면 이 핏덩이들은 누가 키웁니까?"라며 애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천사는 사정이 딱한 그 여인을 두고 그만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신은 그 여인의 영혼을 불러오라고 엄히 명령하자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여인의 영혼을 가지고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미하엘은 지상으로 추방당합니다. 그는 세 가지 과제를 풀어야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밤 미하엘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얼어 죽을 지경에 이릅니다. 그러나 도저히 남을 도울 처지가 못된다고 판단되는 가난한 구두방 주인 내외의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됩니다. 따뜻한 식사를 대접받으면서 내외의 가슴속에 깃들인 사랑의 실체를 보고 첫번째 과제인 "인간의 가슴 속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풀었습니다.

 

미하엘이 그 구두방에서 일한 지 1년이 되던 날 마차를 타고 온 높은 사람의 신발을 주문받게 되었습니다. "1년을 신어도 탈이 없도록 튼튼하게 신을 만들란 말이야!" 하면서 거만을 떠는데 미하엘은 그 사나이의 등뒤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것을 보고 `인간에겐 자기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가 없구나'로 "인간에게 베풀어져 있지 않은 것이 무엇이냐?"는 두번째 과제를 풀었습니다.

 

어언 6년이 지난 어느 날 중년 여인이 쌍둥이 소녀를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그 애들을 본 순간 미하엘은 어머니가 없어 죽었거나 불행한 생을 걷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던 두 소녀가 이웃 아주머니의 사랑으로 밝게 자란 것을 보고 자기 염려가 부질없었음을 깨닫고 세번째 과제인 "인간은 무엇으로 사느냐?" 하는 과제를 풀었습니다.

사랑의 힘을 깨닫는 순간 그의 등뒤에는 황금빛 날개가 다시 돋더니 홀연히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이상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단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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