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느티나무는 서른 살 정도면 수많은 벌레들과 새들과 동물들의 보금자리

부산갈매기88 2011. 4. 15. 07:21

1.우리는 커피 한잔 마시는 동안에 실언 몇 마디로 사업을 말아 먹기도 하고, 담배 한대 피우는 사이에 곁눈질 한번으로 애인을 생이별 하기도 한다. 예수님의 애제자 베드로는 새벽닭이 울기 전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배신했다. 그러니 방하착(放下着)하라.

 

2. 희망을 버리지는 마십시오. 인생은 그저, 조낸 버티기의 연속이다, 라고 생각하십시오. 저를 보십시오. 마흔이 넘을 때까지 시정잡배로 떠돌던 무명작가도 사람대접 받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인간 이하로 보는 안티들도 많기는 합니다만, 푸헐.

 

3.느티나무는 서른 살 정도면 수많은 벌레들과 새들과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그러나 사람은 서른 살이 넘어도 셋방살이 면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럴 때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다소 쪽팔린다. 어휴, 허세 한번 쩔지 않냐, 만물의 영장!

 

4.바깥이 거짓말처럼 조용하다. 그토록 격렬하게 울어대던 매미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날마다 절규하듯 보내던 교신이 결국 하늘까지 닿아 그 작고 간절한 영혼들을 하나님 품안으로 거두어 가셨나보다. 청명하고 조용한 초가을 문턱.

 

5.나이들어 젊은이처럼 능동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젊어서 늙은이처럼 피동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비록 세상이 개떡 같을지라도 말입니다.

 

6.젊은날의 배고픔을 두려워 말라. 모래 속에서 살아가는 개미귀신도 한평생 배고픈 나날로 일생을 끝마치지는 않는다. 때가 되면 날개를 달고 명주잠자리가 되어 드높은 하늘을 비상한다. 그대 또한 지금은 모래 속의 개미귀신. 언젠가는 드높은 하늘을 비상하리라

 

7.유념하라.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 마음을 바로 쓰지 못하는 자는 행운이 오다가도 발길을 돌리는 법이다.

 

8.한평생 의식을 현실 속에 묶어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래알 하나 속에 무한우주가 들어 있다고 말하면 절대로 알아 듣지 못한다. 부처가 연꽃을 높이 들어 보여도 얼마 짜리일까만 생각한다. 빙그레 웃는 놈이 바보라고만 생각한다.

 

9.개구리가 다리로 헤엄을 치는 모습을 처음 본 올챙이가 말했다. 꼬리 하나면 조금도 이동에 불편함이 없는데 다리라는 걸 무려 네 개씩이나 장착하고 있다니 저 동물 허세 한번 쩌네요.

 

10. 백수 시절에는 제발 출퇴근하는 모습 좀 보았으면 좋겠다더니 직장을 가지니까 집에만 붙어 있던 시절이 좋았다고 회상하던 마누라. 그 때는 비위 맞추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알겠다. 여자의 모든 변덕은 사랑해 달라는 말과 동일하다. 쪼옥.
-이외수 트위터에서
http://twtkr.com/oi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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