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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책]한·일의 거대한 역사가 '고스란히'

부산갈매기88 2011. 4. 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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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 /문사철

지난 3월 일본에서 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일본을 돕기 위해 구조활동과
모금을 벌였다. 독도와 역사 왜곡으로 불편했던 양국 관계가 잠시 봉합되는 듯했다. 하지만 독도 문제로 그 불편한 관계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때마다 한국 사회 일각에서도 '대마도는 우리 땅'이라며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자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온다.

대마도. 부산에서 49㎞, 일본 후쿠오카에서 138㎞ 떨어져 있는 섬. 매년 한국인 관광객 6만 명이 인구 4만 명도 채 안 되는 이곳을 찾는다. 한국 사람들이 대마도
경제를 움직인다. 대마도는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 섬'인 셈이다.

대마도는 역사적으로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임진왜란이 끝난 지 1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1719년 대마도 서북쪽
사스나 포구. 조선통신사 일행이 탄 배들이 일본 쇼군의 등극을 축하하기 위해 입항했다. 이때 통신사 일행은 475명. 이들은 동래를 출발한 날로부터 무려 261일 동안 1천여 명에 이르는 일본인의 도움을 받으며 에도(지금의 도쿄)에 있는 막부를 다녀왔다.

조선통신사가 일본을 처음 방문한 것은 1429년(세종 11년).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이 일어날 때까지 모두 여덟 차례 일본을 방문했다. 하지만 대마도 사람들이 걸핏하면 난리를 일으켜 양국 교류가 순탄치 않았고 조선통신사 방문도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뒤 사명대사가 일본을 방문해 중재 역할을 하면서 조선과 일본의 관계는 회복됐다. 1636년부터 조선통신사가 다시 일본을 방문하게 됐고 통신사는 1811년까지 아홉 차례 일본을 방문해 외교·문화적 교류를 담당했다. 통신사 일행이 처음 도착하는 대마도는 일본의 관문이었고 한·일간 활발한 교류로 가장 많은 혜택을 입었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는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시대 순으로 대마도를 통해 한국과 일본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과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왜에 인질로 잡힌 고국의 왕자를 구한 뒤 대마도에서 죽임을 당한 신라 충신 박제상 이야기, 신라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왜로 피란 간 백제 유민이 쌓았다는 가네다 산성,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비극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등 역사의 흔적들을 대마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작은 섬 대마도에 한국과 일본의 거대한 역사가 살아숨쉬고 있는 것이다. 대마도는 한·일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저자는 자국사 중심의 역사 인식 한계를 넘어 두 나라 사이에 있었던 사건을 균형 있는 시선으로 담아냈다. 13세 이상. 문사철 지음/한림출판사/215쪽/1만 3천8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