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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질환, 간염을 알면 답이 보인다/살이 빠지고 피곤한데...무심코 넘기다간!

부산갈매기88 2011. 7. 11. 14:47

간 질환은 한국인의 40대의 3대 사망원인 중 하나이다. 매년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2만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 간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률 원인 중 2위이며,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심각한 간질환의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하는 것이 간염이다.
 
간염을 정확히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간염은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흔히 알고 있는 A, B, C형 간염 이외에도 D형, E형, 알코올성, 자가
면역성 간염 등이 있다. 감염 경로와 예방법도 다르다.


B형 간염은 혈액·체액으로 감염
면역력 떨어지는 젊은 층 'A형' 흔해

손상 심할 때까지 증상·
통증 없어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검진 받아야


#B형은 수직감염, A형은 젊은층에서 주로 발병

간염은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이다. 감염되고 난 후에는 간이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특성에 따라 감염 경로와 합병증은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인 간염인 B형 간염은 혈액과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대부분은 출생 과정에서 B형 간염에 감염되어 있는 산모의 혈액에 신생아가 노출되는 '수직감염'이 원인이다. 이 외에도 혈액이나 체액이 묻어날 수 있는 손톱깎이,
문신기구, 오염된 주사바늘,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가벼운 입맞춤이나 악수, 포옹, 기침 등으로 전염되지 않는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반응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오히려 면역세포를 속여, 간세포를 공격하게 유도해 간경변증이나 간암에 이르게 된다.

B형 간염과 닮은 간염으로는 C형 간염이 있다. C형 간염은 혈액과 체액을 통해 감염되며, 만성화될 경우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도 없고 예방백신도 없지만 B형과는 달리 완치가 가능하다.

반면 A형 간염은 오염된 물과 음식 섭취를 통해 감염되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급성간염 형태로 나타나고, 20~30대 젊은층에서 많이 일어난다. 깨끗한 위생환경에서 자라면서 면역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병한다.

D형 간염은 단독으로는 질환을 일으키지 않으나, B형 간염을 가진 경우 중복감염으로 발병한다. E형 간염은 오염된 식수 등을 통해 감염되며, 대부분
자연치유되나 임산부에게는 위험하다. 그 외에 과다한 음주가 원인이 되는 알코올성 간염, 면역체계 이상으로 스스로 간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성 간염 등이 있다.


#증상도 통증도 없는 간염, 6개월에 한 번씩 검진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처럼 상당히 손상될 때까지 별 다른 증상이나 통증이 없다. 간이 망가지는 동안에 피로감,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냥 지나치기 쉽다. 황달이 나타나거나 복수가 차오르는 경우에는 이미 치료를 받기에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도 뚜렷하지 않고, 인체의 면역체계를 속이기까지 하는 간염을 이겨내는 해답은 정기검진이다. 검진으로 바이러스의 활동성과 간의 손상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 시점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B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곧바로 약을 먹거나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바이러스가 어느날 폭발적으로 활동하는 시점을 포착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간 손상을 최소화하고 간 기능도 바르게 회복할 수 있다. 아울러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신우원내과의원 신우원 원장은 "바이러스는 사람마다 다른 비활동 기간을 갖는데, 비활동 기간에는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이때는 치료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고 오히려 나중에 잘못된 경과를 낳을 수도 있다"며 "사람에 따라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바이러스가 활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소 6개월에 한 번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효소수치, 간초음파, 바이러스 활동수치 검사 필수

6개월마다 한 번씩 검진을 받는 것만큼 검진의 종류를 잘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검진을 받을 때는 간효소수치 검사와 바이러스 활동 수치 검사, 간초음파 검사 등 총 3가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효소수치 검사는 바이러스 공격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반응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다. 바이러스의 활동 정도와 간 상태를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바이러스 활동수치 검사와 간초음파 검사가 함께 이루어지면 더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

실제 환자 중에는 간효소수치 검사만 받다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단되는 사례도 있다.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는 이 모(45) 씨는 자신이 B형 간염 보유자라는 사실을 알고 꾸준히 간효소 검사만 받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복부 불쾌감이 느껴져 내과를 찾아 바이러스 활동수치 검사와 간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후 간경변증 진단을 받았다.

신우원 원장은 "바이러스 보유 기간이 긴 환자일수록 6개월 마다 3가지 검사를 함께 하는 것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만성간염을 이기는 비결이다"고 강조했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신우원내과의원 신우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