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방

맹인 전도사 백사겸 선생

부산갈매기88 2011. 7. 22. 07:19

  한국 교회의 역사에서 백사겸은 매우 특별한 전도자였다. 1860년 평남 평원군에서 출생한 백사겸은 어려서 안질을 앓고 실명한 뒤 15세부터 점술을 배워 23년 동안 평양과 서울을 오가면서 유명한 복술가로 이름을 날렸다. 물론 상당한 재산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복술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도참신앙을 접하여 태을보신경(太乙補信經)을 외우며 산신령에게 100일 기도를 하였다. 그가 기도를 마치던 날 남감리교 매서인 김제옥이 찾아와서 인가귀도라는 80쪽짜리 전도지를 백사겸에게 주었다. 이것은 백사겸에게 ‘독한 벌레’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이것을 궤속에 감추어놓았다.


  며칠 후 백사겸은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하늘나라에 갔는데 좌우에 한 사람씩 다가왔다. 우편에 있는 사람이 은산통(銀算筒)을 쥐어주면서 “나는 예수이다. 내가 주는 산통은 의의 산통이니 받아 가지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좌편에 있는 사람도 산통을 주었는데 그것은 빈 산통이었다. 백사겸은 꿈을 해석하려고 하였으나 해석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장인이 백사겸의 집을 방문하였다. 백사겸의 고민과 이상한 전도책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백사겸의 장인은 전도책자를 가져 오게 한 뒤 더듬거리며 읽기 시작하였다. 이 소책자에는 우주에는 천지만물을 만드신 상제가 계시고 그를 섬기는 것이 인간의 근본 도리이며 따라서 우상이나 귀신을 섬기는 것은 상제께 대한 큰 죄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장인이 전도지를 읽는 것을 들으며 백사겸의 마음에는 빛이 임했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꿈에 만난 예수를 믿기로 작정하였다. 그는 1897년 4월14일 온 가족과 함께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은 그의 삶은 달라졌다. 그후 그는 강도를 만나서 전 재산을 잃게 되었지만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이 주신 ‘은산통’을 가지고 참 하나님을 전파하였다. 이 소문이 널리 퍼져 백사겸은 1899년부터 남감리교 리드 선교사의 조사가 되어 서울 고양 개성 철원 등을 포함한 경기 북부지역을 순회하며 이 지역 복음화에 큰 공헌을 하였다.


/박명수교수 <서울신대 신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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