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한국만큼 수학 잘하면… 美GDP, 80년간 75조달러 증가"

부산갈매기88 2011. 8. 19. 08:59

하버드대 연구진, 65개국 中3 학생들 수학·읽기 성적 비교
수학 잘하는 학생 비율한국 4위, 미국 32위 "능숙한 노동자 원한다면 강력한 교육시스템 필요"

"미국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 수준으로 수학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앞으로 80년 동안 75조달러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의 '교육 정책과 거버넌스 프로그램(PEPG)' 연구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65개국 중3 학생들의 수학·읽기 성적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런 주장을 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도전받다: 미국 학생들은 경쟁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폴 피터슨 하버드대 교수, 루저 와이스만 독일 뮌헨대 경제학과 교수 등 4명이 공동 집필해 이달 초 발표했다. 연구는 특히 수학 성적 분석에 주안점을 뒀다. 수학 성적과 GDP의 관계를 분석한 것은 OECD 국가의 교육적 성과와 경제성장률 간의 상관관계를 밝힌 와이스만 교수의 연구를 확장시킨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수학이 경제발전에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각국 중3 학생들의 수학실력을 '기초·능숙·고급' 3단계로 나눠, 이 중 능숙 이상의 수준 학생 비율을 조사했다. 미국에서 그 비율은 32%로 65개국 중 32위였다. 한국(58%)은 4위였다.
중국상하이·홍콩이 표본으로 추출돼 각각 1·3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가 2위였다. 핀란드·스위스·네덜란드도 50% 이상의 학생들이 능숙 이상의 수학 실력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수학 실력이 우수한 학생 비율을 한국만큼 늘릴 수 있다면 미국의 연 경제 성장률은 1.3% 포인트 더 성장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3%인 것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현재 성장률의 30~50%를 더 상승시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GDP가 1년에 약 1조달러 더 늘어나는 것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GDP는 14조6000억 달러였다.

연구진이 기준으로 삼은 능숙한 수준이란 미 교육부가 주관하는 국내학업성취도평가(NAEP)가 '그 나이대의 교육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실력'에 따라 구분하는 기초·능숙·고급 세 단계 중 능숙과 고급을 지칭한다. 연구 대상이 된 중 3 학생들의 경우 '분수와 백분율, 소수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함수나 대수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해당한다. 폴 피터슨 교수는 "미국이 더 능숙한 노동자들을 생산해 내길 원한다면 더 강력한 교육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이송원 기자 lssw@chosun.com